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바보 Oct 29. 2022

아구판에서 위험한 A에 대하여

A는 기사에 더러 등장한다. 모든 분야 기사를 다 보고 사는 건 아니라 정확하다고 단정 짓지는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야구 면에서 A를 자주 볼 수 있는 듯하다. 야구 기사를 자주 봐서 그런 게 이유인 것 같은데… 어쨌든 A는 도대체 누구일까.


유명한 Z 기자는 "야구계 A에 따르면"이라고 기사를 쓴다. 

A라고 쓰면 기자와 A를 빼고 A가 누군지 모른다.

야구계 종사하는 야구 전문가는 얼마나 많을까. 야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구단 관계자라면 덧붙여 말할 수 있다. 도대체 몇 명이나 될까. 


A를 특정하기 어렵다.

혹시 Z가 'A에게 비슷한 말을 듣고 자기 쓰고 싶은 대로 기사를 쓴 게 아닐까' 혹은 'A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없는 말을 창조한 건 아닐까'라는 의심에서 이 글은 시작된다.


먼저 A 멘트를 입맛에 맞게 살짝 수정했다고 치자.

A는 비슷하게 말한 적 있는데, 저런 말은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자기 말을 이상하게 바꿔서 썼다는 의심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A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너무 많다. 

A는 "나는 저렇게 말한 적 없다"며 나는 A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A가 말했지만, Z의 손 끼적임에 누구도 말한 적 없는 문장이 기사화돼 독자에게 읽힌다.


창조했다고 치자.

A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Z가 기사 완성도를 위해 창조한 인물이 된다. 그럴듯한 말을 한 A가 사실 Z 본인인 셈이다.

A의 실체를 쫓긴 쉽지 않다. 앞서 말했다. A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너무 많다. 

A가 될 수 있는 후보들은 '도대체 누가 저렇게 말했을까'라면서, 그냥 지나간다.

Z의 완전 범죄가 완성된다.


독자들이 거기까지 의심을 하며 글을 읽기는 어렵다.

유명 기자의 글은 대체로 포털 노출 빈도가 높다. 포털 AI는 사실 여부 판별 능력이 없다. 그냥 그렇게 독자들에게 읽힌다.


A가 등장하는 기사는 위험하다.

A가 등장하면 의심의 눈을 뜰 필요가 있다.

참이라 하더라도 의심하게 한 이는 글쓴이다. 

의심을 부른 Z에게 책임이 있다.


기사를 보며 야구판을 읽는 독자가 된 지금…,

A=Z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치킨과 이글스의 상관관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