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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산 Oct 13. 2024

자연과 교감하기

나는 20대 초부터 헬스운동과 건강관리를 신경 썼지만 30대에 사과 복숭아 등 과일 알레르기가 생겼다. 알레르기는 면역성이 약해지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사과를 먹으면 목이 붓고 호흡이 어려워지며 두드러기가 나타났다. 심각할 때는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병원에 가보니 사과 알레르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사과는 먹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산행 중 남이 준 사과를 조심스럽게 먹어보았더니 알레르기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집에서 먹으면 여전히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지만 산에서만큼은 사과를 마음껏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 후 산행을 계속하다 보니 50살쯤에는 장소에 상관없이 알레르기 증세가 없었다. 아마 산행을 통해 면역성이 생긴 것 같다. 이 경험을 통해 자연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증세변화는 나만 생긴 것은 아니다. 아토피증세에는 산의 기운만큼 좋은 것이 없다.  


B대표는 프랑스산 아토피 전문약을 수입해 판매하는 대표였다. 프랑스 본사에서는 한국이 아토피 약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라고 했다. B 대표는 한국에서 아토피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아파트 생활을 꼽았다. 새집 증후군으로 환경 호르몬이 강하게 배출되는 건축 자재가 원인이라고 한다. 실제로 아토피 환자가 없는 동남아에서는 아파트가 거의 없었고 아토피 약이 아예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산속에 가면 아토피 증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경험담도 많다. 지리산에는 아토피 환자를 위한 초등학교가 있다. 산이 주는 치유의 힘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아도 체험적으로 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산에서 치유되는 많은 경험담이 있다. 나의 지인도 암으로 강원도에서 지내고 완치 후 다시 서울로 돌아온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하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자연의 가치는 자연을 즐기는 사람의 것이다. 우리의 산은 육체적 정신적 치유의 공간으로서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 개인의 취향과 체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산행은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나는 자연은 즐기는 사람의 소유라고 주장한다. 돈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자연을 누구나 이용하여 건강을 지키면 좋다.


자연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첫째 자신의 능력에 맞는 산행을 하자.**  

젊었을 때 나는 정상 정복에 집착했다. 험한 산과 오지 산행을 즐겼고 극한의 코스를 도전하며 성취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에 맞게 산의 둘레길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는 산행을 선호한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체력에 맞춘 산행을 계획하는 것이다. 산행은 경쟁이 아닌 자연과의 교감이다. 특히 혼자보다는 믿을 만한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안전하고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준다. 등산도 좋지만 대한민국의 둘레길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다양한 코스가 많다.


**둘째 산속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이다.**  

꼭 등산을 하지 않아도 산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큰 힐링이 된다. 산에 오래 머물면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공기를 마시며 눈으로 자연을 감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이어폰을 끼고 산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 계곡 물소리 등은 우리가 도시에서 듣는 어떤 음악보다도 우리를 더 깊은 평온으로 인도할 것이다. 우리 나라 휴양림시설은 최고다. 일반 콘도나 펜션에 비해 비용도 싸다. 휴양림 숙박시설이나 캠핑장의 이용은 건강관리에 매우 효적이다.


**셋째 식물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다.**  

10여 년 전 나는 숲 해설사를 목표로 공부하면서 강사를 따라 여러 산을 다니며 식물에 대해 배웠다. 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배우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고 산행이 더 즐거워졌다. 산에서 만나는 식물을 알고 나니 대한민국의 자연이 너무 소중함을 갖게 되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쉽게 식물의 이름을 알 수 있으니 공부가 너무 쉽다. 식물을 알게 되면 인간과 자연과의 교감이 깊어지고 산행 경험이 더 풍부하게  된다. 이렇게 자연을 배우고 느끼는 과정은 우리의 뇌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삶의 활력을 북돋운다.  


지금은 한국의 케이팝이나 음식등으로 유명하지만 앞으로는 케이마운틴(K-MT)으로 유명해질 것을 확신한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산을 좋아 방문하고 있으며, 한국 방문 시 산행을 꼭 하는 바이어도 있다. 외국의 멋진 산이 많지만 누구에게나 안전하면서 편한 교통편으로 다양한 산세를 즐길 수 있는 산은 세계에서 우리 산 만한 곳이 드물다. 세계에서 등산로가 제일 발달된 나라 중 하나이며 산행 시 도움을 언제든지 쉽게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산이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우리는 잃어버렸던 자아를 찾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자연에 손을 내밀면 자연도 우리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준다. 이러한 자연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치유와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자연은 단순한 휴식의 공간을 넘어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계절의 변화 생명의 순환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생태계의 섬세한 균형을 통해 우리는 삶의 본질을 배울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시간을 내어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은 해보고 느껴야 안다. 단순히 유튜브나 경험담을 듣고 나는 아니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무조건 가벼운 산행부터 하길 바란다. 산을 즐기지 못한 사람은 정말 엄청난 손해가 된다. 




"자연은 결코 서두르지 않지만,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 라오쯔  

 "Nature does not hurry, yet everything is accomplished." - Lao Tzu

 

"산은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는 위대한 의사다." - 존 뮤어  

"The mountains are calling, and I must go. The great healer for the wounds of the soul."


"산속에서 인간은 육체뿐 아니라 마음도 정화된다." - 프리드리히 니체  

   "In the mountains, the human body and mind both find pur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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