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리셋!

인생은 경험으로 하는 게임이다. 즐겨라!

by 김진산

14장 뇌,리셋! 행복 스위치를 켜는 산행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이다. 마음이 가는 곳에 그 사람이 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s where your mind is going. Where your mind goes, there you are."

- 스와미 시바난다 (Swami Sivananda)


스트레스, 현대인의 고질병

고도로 복잡하고 숨 가쁜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과도한 업무 압박,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복잡한 인간관계의 갈등,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등 다양한 요인들이 우리의 정신과 육체를 끊임없이 짓누른다. 이러한 스트레스라는 삶의 불가피한 오차를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지친 심신을 달래며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현대인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는 그 해법으로 주저 없이 ‘산행’을 추천한다. 자연 속에서의 시간은 삶의 속도를 늦추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함으로써 잃어버렸던 활력을 되찾아준다.


알레르기의 미스터리와 산의 치유력

나에게 원인을 모를 알레르기가 생긴 것은 삼십 대 무렵이었다. 아마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갑자기 발현된 것 같았다. 어느 날 갑자기 목구멍이 조여오고 숨 쉬기가 불편해지며 온몸에 두드러기가 났지만, 처음에는 그 원인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사과를 먹을 때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되어 알아보니 사과 알레르기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뒤로는 사과를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산행을 하다가 무심코 사과를 먹어보았는데, 놀랍게도 전에 경험했던 알레르기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으로 돌아와 다시 사과를 먹어보니, 여지없이 알레르기 반응이 되살아났다. 산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집에서만 알레르기가 생기는 현상은 당시 나에게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 뒤 꾸준히 산행을 하며 몸 건강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나니, 신기하게도 집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사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자연이 인간의 몸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이제 스스로를 ‘산행 전도사’라고 부르며 산악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통해 건강을 얻었다는 간증을 접할 때마다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낀다.


Y사장의 기적 같은 변신

나의 오랜 지인인 Y사장은 심각한 비만에 시달리고 있었다. 학창 시절 이후로는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고, 등산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런 Y사장과 오랜만에 함께 등산을 하게 되었는데, 그는 시작부터 몹시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한 시간쯤 걸었을까, 그는 더 이상 도저히 못 하겠다며 포기하고 하산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안쓰러운 마음에 나는 그에게 미리 준비해 간 피로 해소제를 건네고, 잠시 쉬면서 그의 다리를 주물러주며 간신히 그를 달랬다. 결국 우리는 다른 등산객들보다 2시간이나 더 늦게 겨우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렇게나 고통스러웠던 경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Y사장은 신기하게도 등산 후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변화를 느꼈다고 한다. 며칠간 근육통에 시달렸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적으로도 한결 개운해진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 후부터 그는 나와 함께 조금씩 산행을 즐기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일반적인 등산 코스는 시시하다며 암벽 등반까지 강력하게 추천하는 열렬한 산악인이 되어 버렸다.

Y사장은 산행을 시작하고 나서 신기하게도 사업의 꼬이고 어려웠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풀리는 것 같다며 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사업상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판단력이 흐려지고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산에 오르면서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고, 막혔던 아이디어가 떠오르며, 어려운 상황을 담대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특히 사업이 힘들 때마다 첫 산행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만큼 힘들지는 않다’는 마음으로 버텼다고 고백했다. 단 한 번의 힘겨웠던 산행이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것이다. 그는 산을 통해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강인함과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얻었다.


뇌 포맷, 스트레스 해방구

나는 평소 산행 모임에서 등산이 우리 몸과 마음에 그토록 좋은 이유를 설명할 때 다음과 같은 비유를 자주 사용한다. “만약 여러분이 매일 사용하는 사무실 컴퓨터가 갑자기 심하게 느려지거나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백신 프로그램을 돌리거나 임시 파일을 삭제하는 등 여러 가지 해결책을 시도해 보겠지만,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귀찮고 힘들더라도 하드디스크를 깨끗하게 포맷하고 운영체제와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새로 설치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입니다. 포맷을 하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모든 데이터가 깨끗하게 삭제되고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포맷 후 컴퓨터는 놀랍게도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작동합니다. 마치 처음 샀을 때처럼 말이죠. 이제 컴퓨터는 내가 입력하는 모든 명령을 거부하거나 오류를 일으키지 않고 최상의 효율로 완벽하게 실행합니다.


우리의 뇌 또한 컴퓨터와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스트레스라는 악성 바이러스에 시달리다 보면 뇌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업무 효율성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그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스트레스만 더 쌓이고 엄청난 짜증과 무기력감에 휩싸여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약물 치료나 정신과 상담으로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바로 그때가 우리의 뇌를 포맷해야 할 시점이다. 마치 컴퓨터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듯이, 우리의 뇌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본래의 건강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산행’이다. 산행은 마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깨끗하게 포맷하는 것처럼, 복잡하고 지친 우리의 뇌와 마음을 깨끗하게 리셋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뇌를 괴롭히는 스트레스 바이러스를 말끔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산행을 통해 뇌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삶의 여유를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놀랍게도 산행을 하다 보면 그토록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고민들이 저절로 줄어들거나, 심지어 획기적인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토피와 아파트 증후군: 자연의 부재가 가져온 질병

지인 중에는 프랑스 아토피 전문 의약품을 한국 시장에 수입하여 판매하는 B대표가 있었다. 그 사장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 본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아토피 약을 판매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한다. B대표 역시 왜 한국에서 아토피 약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많은지 궁금해했고, 여러 연구 끝에 그 원인이 ‘아파트 중심의 주거 환경’에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새집 증후군을 유발하는 건축 자재에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이나,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이 아토피 발생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실제로 아파트가 거의 없는 나라들은 아토피 약 판매량이 현저히 적었고, 아토피 환자도 거의 없었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아토피 약을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생체 친화적 디자인(Biophilic Design)’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인간은 본래 자연과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과 단절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깊은 산속 자연휴양림에 가면 아토피 증상이 마법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나의 후배 역시 딸이 심한 아토피로 온몸에 발진이 생겨 고생했는데, 방학 때마다 지리산 깊은 곳에서 캠핑을 하거나 콘도에 가서 지내면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진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리산 자락인 경상남도 함양군에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운영될 정도이다. 자연의 치유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들이다.


한국은 국토 면적 대비 산림 비율이 63%에 달하여 OECD 국가 중 4위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산림 부국이다. 이처럼 산이 많은 국가인 만큼, 한국인들의 삶에 산이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 단순히 경치 좋은 곳을 찾는 것을 넘어, 개인의 취향과 체질을 고려하더라도, 등산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산에서 정신적, 육체적 병을 많이 고쳤다는 증언은 우리 주변에서 수없이 많이 들을 수 있다. 숲의 피톤치드, 음이온 등 자연이 주는 수많은 선물은 우리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심지어는 우울증과 불안감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자연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세 가지 방법

자연의 치유력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첫째, 자신의 능력에 맞는 산행을 꾸준히 실천하라.
젊은 시절 나는 정상 정복의 쾌감에 심취해 험한 코스나 오지 산행을 즐겨 다녔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에 맞춰 정상 정복 산행도 좋지만, 숲길이나 둘레길처럼 완만하고 여유로운 산책을 더 선호한다. 젊은 시절에는 체력이 허락한다면 높고 깊은 산을 다니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하지만 항상 안전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자연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걷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과도한 욕심은 부상이나 오히려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가능하면 절친과 함께 산행하는 것을 권하며, 혼자서 하는 산행은 아주 안전한 곳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산행을 즐겨보자. 자연 속에서의 운동은 실내 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효과를 준다. 자신에게 맞는 수준의 등산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무리하게 힘든 코스를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춰 적절한 산행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 산이나 자연 속에서 오래 머무르자.
굳이 힘들게 등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산속에 오래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큰 힐링이 된다. 도심 근교의 캠핑장이나 숲이 우거진 공원, 또는 가까운 수목원도 좋다. 나무들이 가득한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간단한 명상을 하거나, 그냥 조용히 앉아 자연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특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어폰을 끼고 산행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이어폰 없이 하는 산행을 추천한다. 자연의 바람 소리, 새소리, 물소리, 벌레 소리 등은 우리가 듣는 어떤 인공적인 음악보다도 우리에게 깊은 내면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소리는 우리 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심신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셋째, 식물 이름을 외우는 즐거움을 경험해 보자.
십여 년 전, 나는 숲 해설사를 지망하여 관련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전국의 산을 다니면서 식물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식물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많은 재미와 호기심이 더해졌다. 산행 또한 더욱 즐거워졌다. 우리의 주변 식물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 특성을 알아두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몇 분 안에 대부분의 식물 이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상식적인 식물 지식은 산행을 더욱 풍요롭고 즐겁게 한다. 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알면 먹을 수 있는 식물과 먹지 못하는 식물은 물론, 약이 되는 좋은 식물과 독성이 있는 식물을 구별하여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지적 호기심과 배움은 산행과 더불어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과정은 뇌를 활성화시켜 인지 능력 유지 및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식물에 대한 지식은 자연에 대한 더욱 깊은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아는 만큼 더 즐겁고 보람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힐링과 건강을 얻고, 삶의 지혜를 배우며,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자연, 재벌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자산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자연에 다가갈 때, 자연도 우리에게 기꺼이 다가와 품을 내어줄 것이다. 내가 제시한 방법 외에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자연을 즐겨보자. 어떤 방법이든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은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단순한 휴식의 공간을 넘어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는 스승이다. 계절의 변화, 생태계의 순환, 식물과 동물의 생존 방식 등을 통해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자연과 교감은 우리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창의성을 자극하며, 스트레스로 인한 현대인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시간을 내어 자연을 찾아가 보자. 그곳에서 우리는 잃어버렸던 자아를 되찾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자연은 그 속에 즐기는 사람의 소유가 된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자연이 주는 무한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그 어떤 재벌도 부럽지 않은 진정한 풍요로움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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