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신뢰의 시작

인생은 게임이다. 즐겨라!

by 김진산

첫 만남,신뢰의 시작

15장 첫 만남의 기술,신뢰의 시작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가장 먼저 당신의 마음을 그에게 주는 것이다."

"The surest way to win someone's heart is to give your heart to them first."

- 로버트 슐러 (Robert Schuller)



부모님의 가르침, 인사성


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은 항상 나에게 동네 어른을 만나면 큰 목소리로 정중하게 인사하라며 꾸준히 훈계했다. 멀리서 어른이 보이면 뛰어가는 수고를 감수해야만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었다. 혹여 보지 못하거나 실수로 인사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김없이 엄한 야단을 맞았다. 덕분에 나는 동네에서 인사를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 어머니는 내가 조금이라도 성의 없이 인사를 하면 고개 숙이는 자세나 말투, 시선 처리 등을 지적하며 다시 인사하게 만드는 엄격함을 보이셨다. 예를 들어, 어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렷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을 강조하셨다.

어릴 때는 그런 어머니의 가르침이 귀찮고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의미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우리가 평소에 주고받는 인사를 보면 그 안에 성의가 담겨 있는지, 혹은 형식적으로 내뱉는 것인지, 아니면 귀찮아 하는지 한눈에 구별된다. 누구든 진심이 느껴지는 인사를 받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그 사람에게 다시 시선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반면 성의 없는 인사는 상대방에게 오히려 무시당하는 듯한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진심 어린 인사 한마디가 그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나 그가 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부모님의 엄격한 훈계 덕분이었는지, 나는 어릴 적에 남들보다 어른들에게서 용돈을 더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진심을 담아 잘하고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도 이로운 일이다. 이는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지혜로운 투자다.


첫인상과 인사, 비즈니스의 시작점


나는 특히 첫인상, 그 중에서도 ‘첫인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즈니스에서 첫 만남은 계약의 성사 여부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인 순간이다. 거래처 미팅이 있을 때면, 나는 미팅 전에 담당자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하려고 노력한다. 단순한 회사 정보나 직책을 넘어, 개인적인 취미, 관심사, 최근 성과 등 작은 디테일까지 파악하려 애쓴다. 예를 들어, 담당자가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몇 번의 화랑 전시회까지 열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첫 만남 시 인사와 함께 “안녕하세요, 담당자님! 그림 실력이 뛰어나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최근에도 작업하고 계신가요?”와 같은 멘트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상대 회사의 특징이나 담당자 관련 이야기 등을 미리 찾아보고 이런 내용을 추가하여 만남의 인사말을 준비한다.

이러한 사전 준비는 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나에게 관심이 많구나’라는 긍정적인 신뢰를 심어준다. 이는 비즈니스 관계의 긴장을 풀어주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형성하여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3초의 첫인상’이라는 말이 있듯, 첫인상과 그 순간의 인사 태도는 상대방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팅 후에도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하는 편이다.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등을 시간을 정해서 연락해준다. 예를 들어, “미팅 후 자료를 검토해보니 이 부분이 더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내일 오전 중으로 추가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와 같이 구체적인 피드백과 약속을 전달하며 신뢰를 쌓아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작은 행동들이 모여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비즈니스 전략과도 같다.

인사는 소통의 시작, 공동체 문화의 윤활유

나의 지인 중 한 분은 산행에서 마주 오는 사람들에게 항상 “안녕하세요, 안전 산행하세요!”라고 밝게 인사를 건넨다. 처음에는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도 산행에서 인사를 하기로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행 인구가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산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인사를 나누는 습관이 생활화된다면 산행이 더욱 안전하고 즐거워질 것이라 확신한다. 서로의 안전을 기원하는 인사는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위급 상황 시 도움을 주고받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분은 아파트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넸고, 그 덕분에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인사하게 되고 친목을 다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는 작은 인사 하나가 삭막했던 공동체 문화를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사는 단절된 관계를 연결하고, 소통의 물꼬를 트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최근 CEO 모임에서도 채용 면접 시 ‘인사’와 ‘대답’ 능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회사들은 이미 실력의 평준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지원자라면, 인성이 좋은 인재를 뽑아 교육을 통해 더욱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키고 싶어 한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과 기술을 가졌다 해도 기본적인 소통 능력과 인성을 갖추지 못하면 조직 적응력이 떨어지고, 결국 장기적으로 회사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경영자들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대의 인사 예절


요즈음은 오프라인 만남보다 온라인상의 만남이 훨씬 많아진 추세다. 이메일, 메신저,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소통이 일상화되었다. 하지만 온라인 환경이라고 해서 ‘대답, 미소(긍정적 이모티콘), 인사’에 대한 예의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대면 소통에서는 오프라인보다 더 명확하고 친절한 표현이 요구된다. 상대방의 문의나 인사에 대한 빠른 응대는 매우 중요하다. 메시지를 확인했음을 알리거나, 답변에 시간이 걸릴 경우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다.

무엇보다도 대화의 마무리 인사는 ‘내가 먼저 하는 것’이 좋다. 주고받는 내용에서 상대방이 마지막 인사 멘트를 했더라도, 과잉 친절로 보이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한 내가 대화의 마무리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고맙습니다”라고 했다면, “별 말씀을,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와 같이 한 번 더 긍정적인 인사로 대화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배려가 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다음 만남이나 소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는 미국에서 한국과 무역을 하던 시절, 주로 팩스와 전화로 소통하던 때를 기억한다. 당시 거래처 사장님은 나보다 20세 정도 연배였지만, 나의 전화나 팩스 문의에 거의 1~2시간 안에 답변을 주는 분이었다. 답변에 대한 구체적 확인에 시간이 걸릴 경우에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몇 시간 후에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와 같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팩스나 전화를 통해 중간 상황을 연락해 주었다. 이를 통해 나는 그분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그만큼 나 또한 그분에게 신중하고 예의를 갖추게 되었다. 사실 문의했을 경우, 당장 확실한 답변을 주기 어렵더라도 일단 연락을 주는 것은 상대방에게 ‘나를 존중하고 있구나’라는 고마움을 느끼게 만든다. 이는 비대면 소통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전략이다.


인사, 가성비 최고의 투자


메시지나 댓글에 “감사합니다”, “수고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등의 간단한 인사말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인사는 사회생활에서 손해 볼 일 없는 ‘가성비 최고의 투자’다. 작은 노력으로 큰 호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심 어린 인사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고, 관계를 돈독히 하며, 궁극적으로 서로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상대방과 대화하며 마무리를 할 경우 가능하면 항상 내가 마무리 인사 멘트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설령 답변이 중복되더라도 나의 멘트가 대화의 마지막이 되는 것이 상대방에게 더욱 예의 바르게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 말에 “그 사람이 인사성 좋다”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인사’의 비중이 크다는 의미이자, 중요하게 여겨지는 미덕임을 나타낸다. 인사와 대답을 잘한다고 해서 자신의 위신이 깎이거나 체면이 손상되는 일은 결코 없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자신을 더욱 성숙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으로 인식시킨다. 물론 저자세로 보이거나 가식적인 인사는 피해야 한다. 그러한 인사는 자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무례한 것이 될 수 있다. 형식적인 인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의 진심이 담긴 인사는 곧 나 자신을 향한 존중의 표현이기도 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다.

인사를 할 때는 정말 진심이 담긴 눈빛과 밝은 표정으로 해야 한다. 성의 없이 보이는 인사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불쾌감과 모욕감을 줄 수 있다. 상대방의 눈을 명확히 보고, 정확히 상대방을 향해서 몸을 돌려 인사를 해야 한다. 가끔 상대방의 옆모습에 대고 인사를 하거나, 앞으로 지나가면서 엉뚱한 방향에 대고 “안녕하세요”라고 중얼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인사를 받았을 때 인사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난감하고 불쾌한 경우가 많다. 인사는 상대방을 인식하고 존중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인사’는 단순히 사회적 관습을 넘어, 우리의 인간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자, 개인의 성공과 행복을 이끄는 중요한 습관이다. 진심을 담은 인사와 명확한 대답은 당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것이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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