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구독 잊지 마세요! 의 의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SNS(트워터는 요즘 수상하지만)의 주류가 되고 유튜브가 정보 생산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팔로우', '언팔', '좋아요', '구독'과 같은 단어들이 시대의 키워드가 됐다.
팔로워 수나 구독자(덧붙여 좋아요) 수는 영향력(네이버는 아예 인플루언서라는 용어를 쓴다)과 인기를 의미하는 지표가 되었고, 이 영향력은 곧 경제적인 수익으로 이어져 장래희망 순위에 '유튜버(혹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시대가 요즘이다.
애초에 유명한 분들이야 계정만 만들어도 알아서 구독과 좋아요가 늘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혹은 수익을 꿈꾸는) 일반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팔로워 수와 좋아요 수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구독자 수가 많은 계정은 더 많은 구독자를 불러들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SNS와 같은 플랫폼 자체가 타인과의 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까닭에 굳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나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니 말이다.
숫자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친절하게도 어떤 플랫폼에 접속하건 내 아이디 밑에는 팔로워 혹은 구독자 수가 굵은 글씨로 표시되어 자존심을 살살 건드린다.
어느 날 누군가 나를 팔로우(구독)하고 좋아요를 열심히 눌러주길래 감동을 받아(또는 예의상) 그 사람을 팔로우하고 역시 좋아요도 많이 눌러주었는데 나중에 보니 나 혼자 그 사람을 팔로우하고 있어 황당했던 경우를 한 번쯤은 경험한다. (오죽하면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는 누가 나를 언팔했는지 알려줘서 쉽게 그 사람을 맞언팔(?)하기 쉽게 팔로워 분석을 해 주는 앱도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계정 소개를 보면 "절대 언팔 안 해요!"라는 문장을 적어놓은 경우도 있는데 팔로우 혹은 구독을 취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정말 보거나 들을 것이 없어 취소를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단순한 이유 같다. 나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보다 많은 것. 정확하게는 '숫자'에서 느끼는 만족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무작위로 많은 사람들을 팔로우 한 다음에 상대방이 맞팔을 해 주면 바로(혹은 조금 기다렸다가) 언팔을 한다.
그렇게 열심히 공을 들이고 나면 제법 많은 팔로워를 확보한 유명인처럼 보이게 된다. 해당 플랫폼의 제작사의 손바닥 안에서 벌어지는 사소함일 뿐이지만 유명해지는데서 오는 보상은 굳이 팔로우와 언팔을 반복하는 고단함을 날려줄 만큼 달콤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 어느 계정을 팔로우 혹은 구독하는 기준은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글이나 그림, 사진과 같이 작가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는 계정의 경우는 팔로잉 수도 함께 본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도 얼마나 귀를 기울이는지를 함께 보는 것인데 극단적으로 팔로잉이 적은 계정은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아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반면 단순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측면이 강한 경우는 팔로워 수가 많은 계정을 우선 본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재미를 느꼈다는 의미기도 하니 말이다.
아무튼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 온라인이다. 애초에 이런 숫자로부터 초연하다면 평안할 텐데...숫자로부터 자유롭기란 참 어려운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