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캐나다 난임시술비용(Clinic Fee guide)
피검사를 하루 남기고 생리는 터졌다.
Bye Bye 나의 650불.
그래도 무료니까...
Life labs에 가서 피검사는 받아 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날.
PCRM 리셉션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 네 피검사 결과 방금 받았는데... 이번엔 안된 거 같아 너무 미안해”
“응 알고 있었어... 엊그제 생리가 터졌거든”
“그랬구나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럼 오늘 생리 3일째인데 바로 또 IUI 들어가고 싶니? 약 처방해줄까?”
‘미쳤니? 내가 당신들 뭘 믿고...’
“아냐 괜찮아^^. 곧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조금 쉬었다가 다시 하고 싶으면 연락 줄게.”
“그래 그럼 생각 있으면 생리 첫째 날 다시 병원으로 전화 줘”
“뚝”
한 시간 뒤.
얼굴도 보지 못한 Dr. Ken이 전화를 했다.
“안녕, 네 피검사 결과받았는데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비임신이네. 정말 미안해”
“알아. 리셉션 전화 방금 받았어. 괜찮아.”
“그랬구나. 그럼 다음에 어떻게 하고 싶니? IUI 계속하기를 원해? 아님 IVF가 더 가능성이 높은데 그걸로 넘어가고 싶니?”
‘미쳤니? 내가 널 뭘 믿고?’
“아니^^. 일단은 크리스마스도 있고 내년에 생각해 보고 연락 줄게”
“그래 그럼 잘 쉬고 또 연락 줘.”
“뚝”
왜들 이렇게 IVF로 넘어가자 난리일까?
캐나다에서 시험관 한번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 줄 아는가?
시술 한 cycle당 대략적으로 $20,000 이상.
한화로 약 2천만 원 이상 들어가는 고급 시술이다.
내가 만약 여기서 2천만 원의 비용을 쓴 들 제대로 관리해 줄까?
IUI때 나한테 해준 것만 봐도 뻔하다.
돈을 65만 원이나 썼는데 나한테 돌아온 것은…
난임 병원 전문의라는 사람은 시술하는 그날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초음파로 난포가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도 없었고
알약 9개만 주고 나보고 배테기로 직접 알아서 시술 날을 잡으라 했었다.
‘하. 하. 하’
캐나다에서의 난임시술을 더 진행하는 것은
더는 의미가 없다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만약 2천만 원이 있다면
그 돈으로 그냥 한국행 비행기 왕복 티켓과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난임 시술비용 지불한다 해도
남을 금액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서 난임 시술을 고민하고 있을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에
난임 병원에서 행하고 있는 모든 시술들에 대한 비용을 정리해 보았다. (2022년 기준)
======================== Fertility Clinic Fee Guide ===========================
<옵션>
- 초음파 확인 : $550 / 횟수당
- 보관비 : $500~ $525 / 년간
1. Letrozole Tablets & Intrauterine Insemination :이번 내가 한 시술
- Medication : $70 ~ $150
- IUI 시술비 : $700 ($50 올랐다.)
2. Superovulation & Intrauterine Insemination (IUI) : 과배란 주사를 겸한 인공수정
- Medication : $1,000 ~ $3,200
- Injection teaching : $200 (주사 놓는 방법 알려주는 것도 돈을 받는다.)
- IUI 시술비 : $700
3. Donor Sperm &Intrauterine Insemination : 기증받은 정자를 이용하여 인공 수정하는 방법
- Donor sperm orientation (기증 정자 상담비) : $400
- Donor sperm (기증 정자 선택) : $700 ~ $1,000
- Donor handling (기증 정자 해동 및 관리): $100
- IUI 시술비 : $700
4. In vitro fertilization (IVF) : 시험관 수정 (자연수정)
- Medication : $3,600 ~ $8,600
- IVF 시술비 (cycle 당) : $9,500
5. In vitro fertilization (IVF) &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ICSI) : 시험관 수정 (미세 수정)
- Medication : $3,600 ~ $8,600
- IVF + ICSI cycle : $11,250
6. In vitro fertilization (IVF) & Intracytoplasmic sperm injeciton (ICSI) using TESE Sperm : 시험관 수정 (고환에서 정자 추출 후 미세 수정)
- Medication : $3,600 ~ $8,600
- IVF + ICSI using TESE sperm : $11,600
7. In vitro fertilization (IVF) &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PGT) :시험관 수정 (미세 수정과 착상 전 유전 검사들)
- Medicaiton : $3,600 ~ $8,600
- IVF + ICSI + PGT cycle : $12,250
- PGT-A 분석 : $550 per embryo. (PGT-M, PGT-SR는 상의 요함)
* PGT-A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for Aneuploidy): 착상 전 염색체 수적 이상 검사. 21번 다운증후군, 18번 에드워드 증후군, 13번 파타우 증후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PGT-M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for Monogenic): 착상 전 단일 유전자 이상 질환 검사.
* PGT-SR (Preimplantation Genetic Testing for Structural Rearrangements): 착상 전 염색체 구조적 이상 검사. 유전가의 결실, 중복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8. Egg Freezing & Frozen Embryo Transfer
- Medication : $3,600 ~ $8,600
- Egg Freezing : $8,000
- Frozen Embryo Transfer: $2,500
9. Sperm testing $ Sperm Extraction procedures
- Sperm Screening test : $150
- Sperm Functional Assessment : $300
- Sperm Screen w/ Antibodies : $200
- TESE/PESE $2,950
- Micro TESE : $7,775
- Sperm Freezing : $800
10. Frozen Donor Eggs
- Total cycle fee : $20,000~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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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스페셜 닥터가 왜 그날. 내 시술 날 코빼기도 안보였는지 알 것 같았다.
그는 몇 천만 원짜리 고급 시술을 준비하고 있었으리라.
그리고 비용을 검색하다 보니
내가 받은 시술이 제일 저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초음파 확인은 선택 옵션이었다.
‘이런 게 있었으면 나한테 알려주고, 할래?라고 물어나 봐주지...’
난 내가 하는 시술에 이 모든 서비스가 다 포함되어 있는 줄 알았다.
...
이제 됐다.
이제는 그만.
여기서 내가 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만약 이 시술비용 모두 무료였다면...?
솔직히 시도를 여러 번 했을 수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 해주는 높은 수준의 시술 및 환자 관리 시스템에는
발 끝에도 못 미치겠지만.
만약 내가 650불을 썼지만
관리를 잘 받고 캐나다에서 행했던 시술에 만족감을 느꼈다면?
그랬다면 최소 2~3번은 인공수정을 더 시도해 보았을 것이다.
의사는 나를 위해서 정말 할 만큼 다 했는데
혹 내 노력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지켜본 나로서는.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
이곳, 캐나다에서의 의료는 무료이기에
물론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허술하고,
환자 관리가 되지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여기 캐나다는 ‘가족중심’ 나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앞집 옆집 거르면 기본 아이들이 2~3 명이다.
굳이 알아서들 문제없이 아이를 잘 낳아서 키우는 나라인데
‘나 같은 환자가 뭐 대수라. ‘
물론 캐나다에서 나와 비슷한 과정을 통해서 임신에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의 짧은 경험으로 봤을 때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도 임신이 성공했다면,
굳이 이 과정 없이도 임신이 가능했던
아니, 가능성이 매우 높았었던 분들 일 것이다.
나는 지금 ‘한국행’ 비행기 티겟을 예매했다.
짝꿍이 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의 생계를 맞기고,
흘러가는 시간을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는 ‘우리’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천사를 맞이하기 위해
나는 홀로 한국행을 택했다.
1부 캐나다에서의 난임시술 경험을 마치며
앞으로는 한국에서의 경험들을 쓰고자 한다.
다음.
[Epilogue 캐나다에서의 안녕하지 못했던 임신 도전기를 마치며]
2부. 한국에서 안녕할 나의 임신 도전기를 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