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퇴직 통보, 담담한 이별

by UX민수 ㅡ 변민수

인사에서 약속으로


인사만 나누던 후배에게 먼저 밥을 먹자고 말을 꺼낼 계기가 이렇게 생길 줄은 몰랐다. 늘 “언제 밥 한 번 먹죠”로 끝나던 인사가, 이번에는 날짜와 시간을 가진 문장이 되었다. 메시지를 쓰다 말고 몇 번을 지웠다. 상대의 화면에 뜰 내 이름이, 예전과는 다른 무게로 읽히지 않을까 잠시 망설였다. 쑥스럽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면 미안했다. 바빴다는 이유로, 여유가 없다는 말로 계속 미뤄왔던 약속을 이렇게 꺼내는 게 정당한지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그럼에도 전송 버튼을 눌렀다. 눌러버리고 나서야 알았다. 마음이 생각보다 가벼워졌다는 걸. 더 이상 근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애써 잘 지내는 척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주는 해방감이 있었다. 회사라는 배경이 빠진 관계, 직함이 빠진 이름으로의 초대. 그게 이렇게 조용히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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