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민수 ㅡ UX민수 Dec 19. 2024

'문제'의 정체, 실은 내가 정하는 것!

유능한 문제해결사가 되려면 쉽고 작은 성공만 계속 쌓아서는 달성 불가

디자이너를 보통 '문제해결사'라고 말한다. 솔직히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중요한 건 '문제'다. 이 '문제'라는 것을 다음 네 가지로 나눠서 살펴보겠다.


    [1] 풀 수 없는 문제 (풀지 못함)

    [2] 풀기 어려운 문제

    [3] 풀기 쉬운 문제

    [4] 풀 수 있는 문제 (식은 죽 먹기)


내 주장은 이렇다. 살면서 [1], [4]번을 만나봐야 비로소 [2], [3]번을 제대로 알 수 있다. 근데 이 [1], [4]번은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 느낌이 같을 수 없다. 그러니 궁극적으로 '나'를 알아야 [1], [4]번이 뭔지 그 기준이 설정된다. 그래야 실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만남 직한 [2], [3]번 문제풀이에 능숙해진다.


이 과정을 잘 겪어 연습이 잘 돼야 어려운 문제를 올려다볼 여력도 생기는 셈이다. 이를 '성장'이라 부르자.


이때 [1]번은 현재가 기준이다. 즉, 미래의 나는 풀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1]번이 진짜 미궁인지 아닌지는 나의 역량에 달린 것이다. 그러니까 [1]번은 어느 순간 내 노력에 의해서든 무엇에 의해서든 [2]번을 지나 [3]번을 지나 [4]번도 될 수 있는 대상이다.


우리는 이런 변화를 느껴야 한다. 이것이 곧 나의 '성장'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장'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2], [3]번만 갖고는 나의 '성장'을 명확히 느끼고 가늠하기 사실 어렵다. 그러면 자칫 내가 성장 중이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아리송한 것이다.


자,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문제해결사로서의 '성장'에 관심이 많다면 반드시 [1]번이 [4]번을 향해 난이도가 낮아지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 어느 순간 [2]번임을 알게 되면 그 어려운 문제의 전말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 것이다. 또 어느 순간 [1]번이 [2]번이 되었듯, [2]번이던 큰 문제는 [3]번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그 과정을 느낌이라 표현했지만 감성이나 감상이 아니다. 하나씩 격파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경험치가 쌓여 ‘성장’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 포인트다. 문제는 이게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에 있을 뿐이다.


어쨌거니 불굴의 의지로 [2]번이 [3]번에 가까워지다 보면 사실 어려운 문제를 푼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럼 [3]번은 또 어느 순간 [4]번처럼 여겨질 것이다. 사람이 간사해서 이쯤 되면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는 나를 보고 싶어 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자연스레 [1], [2]번을 우습게 보며 [3], [4]번화하는 것이 익숙하거나 재밌어질 것이다. 성장을 즐기는 단계, 이를테면 '갓생'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 오르기 어려운 [1]번은 엄연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성장'한다는 것은 나의 역치를 계속 늘려가며 그 역치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내 깜냥을 잘 아는 것이다.


결국 '문제'란 고정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내가 변함에 따라 같이 변하는 것이다. 그러니 '문제'를 푸는 열쇠는 이를 대하는 사람 즉, '나'에게 있는 것이다.


이때 문제의 정의란, '문제' 너 누구니? 라며 녀석을 조사해 그 정체를 밝히는 것도 맞지만 그보다는 '문제'를 푸는 ’나‘의 역량과 깜냥을 녀석과 비빌 수 있는지 가늠하고 성장시키는 과정까지 포함하는 개념인 셈이다.



Photo by Bianca Ackermann on Unsplash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