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쓰고 디스크 조각모음이라 읽는
매주 꼭 한 개 이상의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이후, 루틴한 글감에 대해 고민하다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다. 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 플레이리스트를 가졌다. 사춘기 급식시절에는 꾸준히 락과 펑크를 좋아했고, 하우스와 디스코, 테크노를 들으며 학식을 먹었으며, 팝과 케이팝에도 사실 꽤나 관심이 지대하다. 출퇴근송으로 메탈과 힙합을 들으며 전투력을 채우지만, 때로는 클래식이나 뉴에이지에 차를 곁들이기도 한다. 음악을 게걸스레 탐색하다가 유난히 반복해서 듣게 되는 띵곡을 한개 두개 발견하다보면, 얉고 넓은 와중에도 어떤 취향의 결이랄 것이 보이기도 한다.
음악이란 참으로 신비로워서 내 발에 맞춰 자라나는 신발처럼 매년 나의 감수성을 달래주곤 했다. 그 해 좋아했던 곡들을 보면 나의 심정이나 취향의 변천사가 보인다. 음악은 때론 가슴 어드메의 깊숙한 부분을 대변해주기도 했고, 이미지와 심상을 떠올리는 촉매제의 역할을 하기도 했고, 때론 음악을 들었던 그 시절 자체를 그리워하게도 만든다.
각양각색의 이유로 가지각색의 음악을 듣고 있다는 이야기를 길게 했다.
매주, 내가 좋아했던 or 여전히 좋아하는 or 좋아하게 된 곡들과 단상들을 짧은 글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좋은 곡에는 좋은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이 짧은 조각글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느꼈던 즐거움이 조금이나마 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