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글쓰기란
예전에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정말 싫어했었다.
11살 때의 생각이지만 글 쓰는 건 왠지 모르게 형식적이고 가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기 외에는 내 생각을, 누군가의 생각을 써보려 하지 않았었다.
아무 형제, 자매 없이 외동으로 자라온 나는,
누군가 내 깊은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랐다.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왔던 나는 내 노력만큼 주위에 사람들을 많이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사람들 중 내 마음을 들어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원만한 관계를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선을 지킬 뿐,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진심'이라는 걸 기대할 수없었다.
그렇게 마음속은 공허함으로 가득 찼다.
나는 어릴 적 쓰던 일기장을 다시 꺼냈고,
하소연하듯 써 내렸다.
그러다 2014년 가을부터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게 되었고,
심리학 서적과,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그땐 내 감정을 추슬렀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지만, 시간이 지 날수록 내 마음이 변할까 봐,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이 그 당시 힘들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충동적으로 내린 결론일까 봐 걱정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까지 글을 써오면서 내 감정선이 확실치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에는 항상 펜이 들려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다.
내게 있어 글쓰기의 시작은 위로의 수단이었지만, 그로 인해 나를 다독일 수 있었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내가 다른 누군가를 위로해줄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