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민의 김봉진 의장이 새롭게 만든 '그란데 클립'
그 첫 아이템으로 나온 '뉴믹스 커피'
(정식 런칭 전)
컨셉에 대한 첫인상은
뉴 + 믹스커피
= ???
어떤 게 나올까 궁금해하던 차에
배민 출신 마케터이자 그란데 클립 구성원인
(구배현그) 규림 님이 블로그에 친절하게
제작기를 올려주셨다
https://m.blog.naver.com/absconder/223374449693
https://m.blog.naver.com/absconder/223384709900
https://m.blog.naver.com/absconder/223393946330
재밌으니까 꼭 보셔
2.
막상 런칭하고 나온 결과물은 약간 의문
왜 이렇게 진지빨고하게 디자인했을까
배민에서 제일 잘하던 게 이런 레트로하고 투박한 이미지 약간 다듬어서 세련되게 만드는 거였을 텐데
블랙을 끼얹어서 컨템포러리하게 가버리면 한국다운 느낌을 다 지워버리지 않나?
코리안 스타일 누들, 신라면 블랙?
이미지는 심각한데 콘텐츠나 카피는 또 가볍다
+ 한국적인 맥락을 보여준다
많이 쳐줘서 이미지와 콘텐츠가 결이 다르게 갈 수 있다고 치자
한국다움을 찾을 수 있는 건 메뉴 구성과 맛 베리에이션일텐데 이런 방식이라면 세상에 선보이는 방식이 좀 달라야 하지 않나 싶다
굳이 분류하자면 뉴믹스 커피는 (허니버터칩 - 연세우유크림빵 - 먹태새우깡) 같은 편의점 대란템 계보 아래 있지 않을까
편의점 혹은 마트 매대 제품군 안에서 달라보일테니까
그렇게 먼저 입소문을 타고 품절템이 된 다음 여러 번의 팝업을 통해 커뮤니티를 만들고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었어야 하지 않을까
별별 공간이 넘치는 성수에서 3평짜리 작은 공간으로 어떤 체험을 주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카페로 본다면 스페셜티 커피와 게임이 안되고
팝업으로 본다면 공간 제약 때문에 한계가 있다
마치 바프(바디프로필X)가 허니버터아몬드 런칭하면서 견과류 디저트 가게를 같이 열어버린 느낌
결국 뉴믹스 커피를 사는 사람은 나중에 본인이 타먹어야 하는데 스토어가 카페처럼 여겨져 믹스 커피를 사가는 곳이 아니라 마시는 곳으로 인식하게 된다
차라리 그 좁은 공간에 자판기를 설치하는 게 더 인상적이었을 거 같다
자판기 뒤에서 직접 만들어서 주고
더 아쉬운 건 테이크 아웃이라는 점
협소한 공간을 살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성수 메인 상권과 최악의 상성인 것 같다
2m마다 나오는 새로운 공간을 들락날락하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하는 곳인데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들고 다니기 너무 애매하다
주변에 쓰레기통도 없어서 다 먹은 뒤 버리기도 어렵다
차라리 매장이 서울숲 근처였으면 어땠을까
3.
왜 이런 결과물이 나왔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믹스커피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문제일 수 있을 것 같다
뉴믹스 커피는 결국 '믹스커피 다르게 보기'인데
믹스 커피의 형태에서 많이 벗어나기 힘들고
맛에서도 (우리가 아는 그 맛에서) 많이 벗어나기 힘들다
멀어지면 믹스커피가 아니고 가까우면 그냥 맥심인 극악의 난이도
그 안에 여러 이야기가 녹아져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적인 음료 브랜드 안에 하나의 카테고리로 있었으면 어떨까
그냥 뉴믹스라는 브랜드 안에 믹스커피도 있고, 미숫가루도 있고, 쌍화탕도 있는 그런
4.
뉴믹스 커피는 해외 진출을 전제로 하고 만든 듯
외국인은 또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믹스 커피를 너무 잘 아는 한국인과는 또 다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