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문턱에 선 한 노인을 보았다.
애초롭게 마른 몸, 고통스러운 눈이
유난히 외롭게 느껴졌다.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의 끝자락에서 노인은
그저 한없이 나약할 뿐이었다.
삶에 어떠한 미련이 남아있길래
편히 눈 감지 못하고 고통에 몸부림치나.
노인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고통의 비명 말고는 뱉을 수 있는 말이 없다.
어쩌면 살면서도 그러했을까.
마음을 전하는 말을 배우지 못해
끙끙 속으로만 삭이며 살아온 걸까.
함께여도 혼자인 듯 외롭게, 외롭게?
전해지지 않는 말은 힘이 없다.
마음도, 생각도 멈추어 버리는 심장처럼
죽음과 함께 온기를 잃고, 거두어진다.
시간은 여전히 재촉하는데
살아있는 동안 전해졌어야 할 마음은
그렇게 한 생명과 함께 사그라들고 있었다.
안타깝고, 안타깝다.
다음 생에는 부디 마음을 전하는 말을
먼저 배워 사랑받고, 사랑하며
그렇게 외롭지 않은 삶을 살기를.
나는 노인을 통해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배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