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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바기 Aug 27. 2023

디자이너 언어_2

2023: 0827

2. 소규모 스타트업 인하우스

소규모이기 때문에 사실상 한 명 에서 두 명이 한 팀의 대표인 샘이었다.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그것도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는 담당자가 한 명인 곳으로 옮긴다는 건 또바기한테 도전이었다. 

먼저 적응해야 했던 것은 디자인 에이전시에 있으면 디자인 작업물을 어떤 콘셉트로,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정말 많이 가진다. 그래서 첫 시안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 포스터 하나만으로도 최소 1주일에서 2주일을 가진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창의성과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 반면 인하우스는 "브랜드 설계"라는 커다랗게 꾸준히 이어나가야 하는 것 이외의 장기 프로젝트나 심도 깊은 작업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3일 안에, 4일 안에 시안을 보여주면 큰 피드백 없이 그것이 그냥 확정이 되는 게 낯설었다. 피드백이 크게 없으니 뭔가 잘 못했지만 급하니까 사용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이게 외부로 보이는데 이렇게 쿨하게 넘어가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인하우스 안에서의 업무 진행속도는 생각보다 빠르게 굴러가야 했고, 팀에서 맡는 업무에 대한 존중인 것 같다. 그래서 브랜드 설계를 명확하게 해 놓고, 업무를 받았을 때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고, 파악해서 빠르게 만들어 주는 순서로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부 소통

어떤 것을 설명할 때 모두 그렇지만 기승전결과 그것을 납득시킬만한 타당한 이유와, 디자이너에게는 추가로 설명을 도울 시각물과 작업물이 필요하다. PPT형태로 순서를 정해서 작업물에 대해 설명을 하는 건 효과적이었다. 그렇지만 에이전시에서 하던 또바기의 방식대로 결과물을 먼저 보여주고 시각적으로만 사람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이 프로젝트의 이유와 크기, 심도가 달랐다. 하나의 PPT안에서 결과물을 먼저 보여주고, 그것을 설명을 하는 것은 비효율 적이었다. 디자인이 직관적이고, 논리적 이더라도, 시각물을 먼저 보여준다면 이미 봐버린 결과물에 다한 주관적인 인식을 가져버리고, 각자의 해석을 머릿속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물을 보여준 후 설명을 추가로 하는 것은 이미 바쁜 머릿속에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다른 팀에게 디자인 요청을 받을 때마다 명확한 설명과 가이드를 요청했고, 설명이 크게 필요 없는 작업물들 이외에는 모두 PPT 형태로 파일을 공유했다. PPT는 생각보다 공수가 많이 들지만 내부용으로 간단하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예쁘게, 멋지게 만들 필요는 없다. 또바기가 명확하게 이 작업물에 대한 근본적인 시작점부터 결과물에 대한 이유를 고민하고, 어떻게 작성해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울지 생각할 수 있는 과정이다. 이런 고민하는 시간이 작업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다. 머릿속에 서는 다 있고, 당연한 것들을 나열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다는 것은 엄청난 공부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이런 설명을 할 때 어쩔 수 없이 하나인 것을 구분지어야 하는 게 있다. 그런 것들이 너무 편견적으로 사람들에게 인식이 될까 걱정이다.


실제로 어떤 브랜드를 설계하면서 일정 상 급하게 로고타입을 먼저 다듬게 되었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와닿았던 부분이다. 결과물은 동일하게 굴립 로고타입을 고딕체로 변경했을 뿐이었다.


반려된 설명: 우리는 이런이런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곡선과 직전이 함께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굴림체는 곡선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 굴림체와 같은 타입은 유아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딕으로 바꿔봤다.

오케이 된 설명: 우리는 이러 이런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다. 이것을 시각적으로 고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서비스 방향과 브랜드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또바기에게는 머릿속에서 동일한 내용이었지만, 하단의 설명으로 변경했더니 아주 흔쾌히 확정이 되었다. 


또바기는 이런 번역 능력이 부족해서 지금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이걸 잘 전달할까 배워나가는 중인데, 어떻게 대학을 어떻게 다닌 거지 라는 생각을 0.5초 정도 했다.


하나의 브랜드를 설계해 나가며 고객과의 의 소통을 위해 맞닿는 브랜드 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과 이를 위해 정량, 정성 조사를 통한 확신과 설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설득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브랜드의 서비스를 고객들이 사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가는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





1. 브랜드 디자인을 할 때 참고했던 자료와 또바기가 생각하는 브랜드 디자인의 범위

*2주에 한 번씩 올릴 예정으로, 그 사이 다른 주제로 바뀔 수 있다.(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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