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6: 3
에이전시에 있을 때 한 프로젝트에서 첫 시안 제시 후 8번 정도 새로운 시안을 뽑아냈다
제일 처음 있던 회사는 편집, 그래픽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에이전시였다. 그곳에서는 신입이어도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부터 끝까지 이끌 수 있는 회사였다. 해당 직원에게 잘 맞는 스타일의 프로젝트,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 등 각자의 역량에 맞게 배치해 주었다. 물론 큰 프로젝트라면 다른 직원들이 서포트로 붙었다.
한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메인 그래픽과 바리에이션 되는 모든 홍보물을 제작해야 했다.
관련사업 방향성 및 디자인 항목 전달 > 디자인 방향성 논의 > 데이터 전달 > 메인그래픽 시안 공유 > 메인 그래픽 시안 논의 > 메인그래픽 시안 디벨롭 > 메인그래픽 확정 > 다른 홍보물 바리에이션 시안 공유 > 바리에이션 시안 논의 > 바리에이션 시안 디벨롭 > 인쇄 및 제작 > 배포
큰 폭으로만 설정했을 경우의 진행 순서이고 실무를 하다 보면 당연히 일정이나 상황 상 엉키는 부분이 생길 수 있고, 다양한 변수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밤늦게까지 클라이언트와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직 짧은 디자인 인생이지만 시안을 가장 많이 제작했던 프로젝트였다. 처음 메인그래픽 시안을 클라이언트에게 공유할 때 내부적으로 프로젝트 방향성에 맞게 설정하고, 그 기업의 과거 디자인 특징, 현재 프로젝트의 주제 등등 모든 자료조사 후 시안들을 검토하고 그중 가장 괜찮은 시안 2-3가지로 추려 전달한다. 메인그래픽 디자인을 잘 설정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이렇게 거의 1달 이상 시안을 주고받았던 것 같다. 디벨롭해서 공유한 시안 이외의 새로운 시안만 8종정도..
미팅할 때마다 레퍼런스, 컨셉, 방향성, 사업진행 상황이 계속 달라졌고, 시안에 대한 피드백이나 의견은 아주 디테일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 방향성에 대한 해당 회사 내부상의 소통과정 병목, 에이전시와의 의사소통 병목 등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초기의 뱡향, 컨셉, 레퍼런스 등등의 디자인 뱡향성 논의를 병목이 생길 때마다 바꿔야 했던 것이다. 메인그래픽 셀렉이 늦어진 만큼 다른 홍보물들을 제작할 시간이 적어졌고, 병목이 해결되지 않는 만큼 해당 홍보물 또한 여러 변화가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할 때 상당히 정신없고 디자인에 대한 스스로의 능력도 의심해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었지만 입장에 대한 이해도와 배울 점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방향을 늦게나마 명확히 잡아내어 결과물은 생각했던 것보다 준수했던 것 같다. 프로젝트 완료할 때 느끼는 뿌듯함과 해방감에 의해서 인진 모르겠지만 지금 다시 봐도 눈에 밟히는 작업물이다.
다음에 올릴 글 주제?
1. 디자이너는 머리가 많을수록 좋다?
*2주에 한 번씩 올릴 예정으로, 그 사이 다른 주제로 바뀔 수 있다.(가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