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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바기 Apr 23. 2023

실무 리브랜딩 과정: 2(절망편)

2023.04.23: 7

앞의 희망 편에서 새우에서의 리브랜딩에 이어 BX 적인 디자인을 점차 설계하고 진행하던 중 기업의 CI와 BI를 분리하기로 방향이 정해져서 BI를 고민하면서 리브랜딩 때 구체적이지 않게 도출된 부분들을 채우거나, 명확한 가치와 스토리를 채우기 위해 브랜딩팀을 꾸려 진행하게 되었다.


브랜딩 팀은 또바기 포함 3명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또바기가 현재 진행된 브랜딩의 내비게이터를 제작하고 그걸 브랜딩 팀과 논의 후 어떤 것을 먼저 채워 넣고, 전략기획팀(C레벨 포함)에 데이터를 요청할지 회의했다. 전략기획팀에서 사업 방향성과 서비스 판매 계획이나 프레임워크에 대해 전달받으면 다시 회의 해서 쌓아가는 형식으로 진행 했으며, 사업 방향성에 맞게 CI부터 BI가 나오는 가치들을 명확히 정립하고 BI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였다. 


브랜딩 팀에서 회의하면서 내비게이터를 다듬고, 현재 나와 있는 가치들에 대해 근거 있는 가치라는 것을 증명하고 뒷받침하기 위해 사람들이 당연히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들도 "왜"이게 당연히 여겨지는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를 들어 "악수하는 행위는 인사다"는 왜 악수가 인사인지, 악수하는 행위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악수한다는 것이 호의적인 인사라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악수를 해야 하는가. 굉장히 재미있고 공부가 되는 시간이었다.


BI의 네이밍에 관련된 부분은 전략기획팀(C레벨 포함)에서 논의하고 또바기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되어 "고래(가명)"라는 네이밍이 나오게 되었다. 사실은 네이밍을 정하는 과정에서 브랜드를 관리하는 디자이너는 필참해야한다. 왜냐하면 현재 상황이 브랜딩팀이라는 프로젝트팀을 꾸려 진행하고 있었고, 전략기획팀에서는 브랜딩팀과 상의 없이 진행하게 되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네이밍이 도출되기까지는 근거와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가치를 정립하는 브랜딩팀과 상의가 되지 않은 채 "네이밍 이렇게 하려고 해요"라는 통보는 새우에서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해서 "고래"라는 네이밍으로 브랜딩팀은 다시 가치를 매워나가기 위해 다양한 근거야 이유를 전략기획팀에 요청하며 진행하고 있었다. 진행과 동시에 급한 일정과 고객들에게 서서히 브랜드 사명이 바뀐 것을 먼저 고객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전략에 따라 또바기는 BI의 임시로고를 만들어달라는 요청받아 "새우"와 거의 동일하게 임시로고를 만들었으며, 현재 바리에이션 돼 있는 모든 이미지를 수정하고 공유했다. 


스타트업 특성상 투자를 받아야 하는 고민과, 매출에 대한 고민은 모든 팀원의 고민이었고, C레벨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이자 고민이었다. 새우는 투자 난항을 겪으며 투자자들의 의견과 조급함에 사업 방향성에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었고, 시시때때로 바뀌고, C레벨들의 논의되지 않은 사업 방향 전달에 따른 업무요청으로 인해 브랜딩 팀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었다. 아니, 사업방향성이 난항이라는 점에서 기업 자체가 난항이 되었다. 


느낀 점

인하우스에서 디자이너는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내쳐지게 되는 직업이다. 이유는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 가장 많이 놀게 되는 손이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인하우스에서 디자이너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스스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

나를 더 가치 있는 디자이너로 만들고, 그걸 증명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다음 기업에 들어갈 때 가능하다면 사내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이성적이고, 사업 방향성이 명확하고, 수용적인 곳, 매출이 있는 곳, 실천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해야겠다.


요즘 같은 시대에 오랜 시간 회사에서 근무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고, 경험을 한 사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양한 것을 배우기 위해 도전하는 마음으로 배우면서 일하며 또바기 스스로도 힘들지만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양한 도전을 하되, 가능한 곳에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권고사직을 받기 전 모두와 함께 회의하는 중에 또바기가 디자이너라는 것에 대해 근본부터 부정하는 발언을 들었는데, 그게 인상 깊게 자리 잡아 새우에 많은 실망과 회의를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디자이너를 어느 정도의 중요한 가치로 두고 채용하려고 하는지 물어보고 입사하고 싶다.



다음에 올릴 글 주제?

1.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인상깊었던 질문들과 느꼈던 점.

*2주에 한 번씩 올릴 예정으로, 그 사이 다른 주제로 바뀔 수 있다.(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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