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물 삶의 목적은 가슴 설레는 삶 자체 입니다.
올해 1월 초부터 2월 초까지 약 한 달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나에게 할 것도, 생각할 것도 많은 시기였기 때문에 마냥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는 없던 시간들이었다. 여행 자체도 유학하는 친오빠를 만나기 위해 떠난 목적이 가장 컸기 때문에 애초에 가서도 제 할 일을 꾸준히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연히 한국에 있을 때보다 일에 집중이 안되었고 벨기에 한복판에서 조차 늘 내 인생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한편에 돌돌 말려있던 시간들을 보냈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새해가 밝았으니까 나도 뭔가 더 발전해야 하고 바뀌면 좋겠는 마음. 그런데 그게 쉬운가 어디. 당연히 쉽지 않았고 그걸 알고 있었지만 마음의 조급함이 좀처럼 사라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지금의 뉴직스 팀원들을 만나고부터는 그런 조급함이 조금은 사라졌다. 머릿속에 있는 계획들과 상상을 함께 펼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든든함을 얻은 것 같기 때문이다. ‘이거 해보고 싶다’ ‘누구에게 나누지?’ 생각하며 자연스레 뉴직스 단톡방에 말을 늘어놓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껏 많은 커뮤니티에 속해보았지만 팀원 모두가 서포터 하는 사람 없이 주체적으로 모인 크루는 처음이었기 때문일까.
이번 첫 강연을 준비하면서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쌓아 올린 블록은 그럴싸하게 세상에 비춰졌다. 그리고 실제로 보이는 것 말고도 그 내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협찬품도 받아왔고, 포토그래퍼님도 오셨고 (모두 우중님 덕분이다), 무엇보다 와주신 분들이 강의 취지에 어울리는 분들이라 감사했다.
정말 사소하게 강의 시작 전 입장하는 분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부터, 널찍하게는 연사를 누구로 모실 것인지까지 말 그대로 A to Z까지 모두 기획하고 실행했다. 요즘 인재상에 아주 어울리는 경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해본 경험 말이다.
주어진 것을 하는 것이 아닌,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 그리고 내가 늘 마음에 지니고 부분이기도 하다. ‘주체적으로 살자’
시키는 일만 하기엔 우린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다. 돈과 일은 삶에 대한 의욕과 멋진 삶을 위한 수단이다. 삶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가슴 설레는 삶이 내 삶의 목적이다. 일을 하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을 원한다. 지쳤다가도 머리에 있는 아이디어를 글자로 내뱉고, 레퍼런스를 찾고 기획안을 작성하는 그 순간 나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화룡정점으로 기획한 것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나와 세상의 사이가 더 농밀해졌음을 느낀다.
길을 걸을 때도, 피부의 숨구멍을 열고 걷는다. 나와 세상은 연결되어 있음을 공기로 느끼며 거닌다.
며칠 전, 우리 집 앞에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센터가 문을 열었다. 그곳은 열린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사람들의 만남을 도모한다. 프로그램 제작도 지원하는 듯했다. 그때 든 생각은 내가 저곳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였다. 분명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하고, 프로그램 지원도 해주니 내가 저기서 기획자로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생각 한지 이주가 되었고 출퇴근 시간에, 잠자기 시간에 머릿속으로 매일 구상했고 끄적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총알이 완성되었다. 키보드로 뱉어낼 시간이다.
사실 기획하는 모든 일이 잘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이 나에게도 감을 잃지 않는 자극이 필요한 것이다. 계속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습관을 잃지 않도록, 기획자로, 에디터로, 마케터로의 김물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책임지고 훈련시키는 것이다.
생각을 멈추지 않고, 관계 맺기를 귀찮아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자 노력하는 자세. 성장 욕구가 있는 사람이야 말로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인 것 같다. 스스로 성장하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 말이다. 어떤 상황에 놓여도 자신을 위해 한 가지라도 하는 사람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게 일어나서 이부자리 정리하는 것만 되어도 달라질 것이다.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은 나의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주 [물 zip 7호]에서 밝혔고 링크를 걸어두려 한다. 잘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나의 모토가 이렇게 서서히 이뤄지길..!
오늘 재택근무라 낮시간에 한번 글을 적어보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