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선자 씨는 예쁘장한 얼굴과 모나지 않는 성격 탓에 인기가 꽤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졸업식 때는 이미 전학 간 남자인 친구가 집까지 찾아와 영원히 사랑한다는 절절한 편지와 졸업 꽃다발을 주었었고, 여고 시절에는 연극반에서 활동하며 팬을 자처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선자 씨는 대학시절부터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연애다운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촌스러운 이름 탓에 소개팅 나가기 꺼려 했고,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에게는 도무지 마음이 가질 않았다.
이 남자는 저래서 싫고, 저 남자는 이래서 싫고 아무튼 한 가지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저히 만남을 이어 갈 수 없었다.
대학 시절 3년 동안 뜨겁게 짝사랑하던 선배가 있었으나 뮤지컬 배우가 된 그는 선자 씨에게는 너무나 먼 존재처럼 느껴졌다. 결국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간간이 공연이 있을 때만 찾아가 꽃다발을 전하는 정도의 사이로만 남게 되었다.
선자 씨에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녀가 서울로 대학을 온 이후 줄곧 선자 씨는 여동생과 자취를 했다. 선자 씨의 여동생은 결혼 전 45인승 버스 1대 정도 남자는 만나봐야 하지 않겠냐며 끊임없이 소개팅을 해댔고 결국 여동생은 29살 먼저 결혼을 하고 말았다. 선자 씨 나이 32살 때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선자 씨는 외로움이란 것을 처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힘든 직장에서 퇴근 후 그 외로움은 더욱 심해졌다. 혼자 먹는 저녁도 맛이 없었다.
무언가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친구 따라 스윙댄스 동호회를 갔다. 사람들과 함께 스윙 댄스를 추며 잠깐은 이 외로움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하지만 혼자 버스를 타고 생각이 많아진 채 원룸으로 들어오면 외로움은 더욱더 심해졌다.
일하고, 가끔 스윙 댄스를 가고, 또 가끔 친구를 만나고, 중간에 드럼에 빠져 8개월 정도 드럼도 배우고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직장에서 선자 씨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벌써 그녀 나이 35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