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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랑라파 Mar 31. 2023

1인실로 쫓겨난 아버지의 강퇴

권고퇴원

         

일주일 전 새벽 5시 위급했던 엄마의 전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 그리고 일반병실까지 아버지는 아주 빠른 스텝으로 병원 생활을 하셨다. 5년 전 뇌경색, 그리고 3년 전 뇌출혈로 인해 양쪽 전두엽이 다 손상된 아버지의 뇌는 본인은 인지하지 못한 채 노화와 퇴화가 진행되고 있다.      


의사 선생님이 이번 경련은 예전 뇌경색 때 막혔던 혈관이 눌러져 있어서 그렇다고 하셨다. 기본 검사는 다 해 봤지만, 병명이 분명하기에 약물치료밖에 할 수 없다고..... 병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좋겠는데 마치 7살 개구쟁이 아이가 된 마냥 아버지는 병원에서 큰 말썽을 부렸다.     




섬망 증상이 있는 3일 동안 양쪽 팔을 침대에 묶어 놓았는데 그걸 안 풀어준다고 생떼를 넘어선 욕까지…. 간호사 5명이 붙어서 말리는 사태가 일어났다. 4인실에 계시다가그 이후로 아버지는 1인실로 쫓겨나셨다.  

    

1인실 하루 20만 원! 엄마는 한숨을 쉬시면서….     


“젊었을 때 일하고 돈 1,000원도 아까워서 못 쓰는 양반인데…. 열심히 돈 벌고 병원에 돈 다 갔다 준다. 우야노~~”   

  

엄마 말이 맞다. 아버지는 구두쇠 중에도 왕을 하셨을 만큼 돈을 안 쓰셨다. 안 쓰신 게 아니라 못 쓰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아버지가 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불을 끄시는 행동이다. 우리는 불을 켜고 아버지는 끄고 지금도 이런 일은 일상이다.      





1인실에서 이틀 동안 엄마는 다른 분들을 눈치를 보지 않아서 편했지만, 그것도 잠시! 아버지는 또다시 병원 밖을 나가고 싶어 간호사들에게 욕을 마구 퍼부었다. 섬망 증상, 그리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아버지는 본인을 병동에 가두었다고 생각하신 듯 위태로운 본성을 다 드러내셨다. 


그리고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     

“아버지 말 제일 잘 듣는 사람 딸이든 아들이든 얼른 병원으로 오세요”     


1남 3녀인 우리 집에서 아들인 오빠 말은 아버지에게 그래도 먹히는 실정이다.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던 오빠는 또 2시간 넘는 거리를 부랴부랴 운전해서 도착했다. 그리고 아버지께 조곤조곤 설명도 하고 목욕도 시켜드리고 1인실에 다시 평화가 찾아온 듯했다.      


그러나 그 평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 그다음 날 아버지는 또 병원 밖을 나가려고 몸부림치셨다. 그 가운데 아버지를 막다가 오빠와 몸싸움이 있었고 오빠는 한 대 크게 얻어맞았다.      




“ 아~ 뇌를 다치면 정말 답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통제 불가능의 상태! 

힘은 또 왜 그렇게 셀까? 며칠 더 경과를 보자던 병원 측의 태도가 달라졌다.  

 

‘링거는 다 뺏고 어차피 약물로만 치료하니 얼른 퇴원하세요.’라고 하셨다.


권고 사직이란 말은 들어봤지만, 권고 퇴원은 정말 웃픈 현실이다. 그렇게 아버지는 입원한 지 3일 만에 퇴원하셨다. 감사하게도 아버지의 섬망 증상은 점점 더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인이 태어난 동네, 집에 오시더니 한껏 평온한 모습이었다. 

     

오빠는 촌집에 오토바이 열쇠를 감추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섬망 증상이 남아있는 터라 경운기나 오토바이 운전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부지~! 오토바이 키는 제가 가져갑니다. 경운기도 운전하시면 안되고요. 몸 건강해지시면 바로 드릴 테니 며칠만 참으세요”     


오빠는 가고 노부부는 퇴원 후 첫날을 맞이했다. 늘 담배를 태우시던 아버지는 그 시간이 되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예전 같으면 오토바이를 붕~~ 타고 엄마가 없는 곳으로 가서 맛있는 담배를 태웠을텐데 본인의 애마를 잃어버린 아버지는 힘이 빠진채 지팡이를 짚고 마실을 나가셨다.      


아침을 드시고 9시에 나가셨는데 2시간째 연락이 되지 않은 아버지! 급하게 전화를 걸었지만, 방에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 아~~ 핸드폰도 두고 가셨다. 엄마는 허겁지겁 신발을 신고 나가셨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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