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NE D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주 Jan 15. 2024

인생은 혼술이다

젖은 낙엽일 수는 없다

히레사케의 따끈함이 식도를 타고 위장을 훑는다

불에 살짜기 그을린 복 지느러미의 향이 사케의 뜨거운 김에 서려 코 끝에 감돈다

어두운 조명에 흘러내리는 LP의 소울은 역시 무겁기만 하다


일상의 바쁨과 긴장에서 우리는 곧 잘 혼자임을 찾는다

사람들과의 거리, 그리고 일과의 거리에서 우리의 의식은 육체와 함께 쉼을 갈망한다

하지만 고상한 피곤은 우리의 쉼에도 찾아든다

이런 고상한 피곤에 만족감을 한 스푼 더 태워 줄 수 있는게 맛있는 안주에 사케를 홀짝이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맛있는 맛은 배가 부르지 않아 가볍다고 했던가?

지금이 딱 그런 맛이다.




인생은 혼술이다.
아나가키 에미코 지음


혼술은 외로움과 고독의 시간이 아니다

세상에 고마움을 전할 수 있는 나로 발전하는 시간이다



*젖은 낙엽일 수는 없다

혼자서 노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



* 젖은 낙엽이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 것에 빗대어 퇴직해서 아내에게서 떨어질  모르는 남편을 일컬음 - 인생은 혼술이다 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추석의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