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기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아는 사람들이다. 아니 아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때려죽여도 그것이 하고 싶다고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배가 아파 죽겠다. 그들은 어떻게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던 걸까?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것인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의미있다 느끼는가? 왜 나는 나에 대해 이토록 잘 모르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을 반복하다 알게 되었다.
"나를 충분히 알 수 있을만큼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지도
탐험해 보지도
않았구나."
어린 시절 나 또한 내가 먹고 싶고,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에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모든 욕구들은 통제되기 시작했다.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입시의 시작을 알리는 것과 같았다. 그 때 부터 난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어른들로부터 "대학가면..."을 들어왔던 것 같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주입당한 어린 시절 난 어른들의 그 말에 자발적으로 순종했다. 그렇게 서서히 가스라이팅의 길로 걸어들어 간 듯하다. 나 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 본 그들이 하는 말을 진리처럼 여기며...
그러다 보니 내내 공부만 하며 살았다. 공부 외에 다른 짓을 하는 건 날라리들이나 하는 일이라 여겼다. 경험한 것이 공부 밖에 없으니 그것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 나란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것들을 할 때 내 감정이 어떠할지.. 내가 어떤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막연히 나를 재양육하는 과정을 거치며 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하자 했다. 그러던 중 나의 이런 갑갑함에 답을 줄 수 있는 한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 거기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바로 20년 동안 스탠퍼드대 평생교육과정에서 진행된 <인생 성장 프로젝트>이다.
대학 졸업 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학생들, 이미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고민의 늪에 빠져있는 사람들. 그들 모두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문제는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좀 더 자산이 열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직업을 원했다. 혹은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꿈꿨다. 자신을 속박하는 행동이나 일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랬으며 틀에 박힌 생활이나 의존적 관계에서 벗어나 좀 더 모험적이고 자발적인 삶을 살 길 원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삶의 방향을 전환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어했다.
완전 내 모습과 데칼코마니였다. 나 또한 그랬다. 의미있는 일,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끊임없이 생각했다. 남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창의적인 일은 없나 고민하고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그들 모두 어떤 일도 시도하지 못하고 망설이거나 움츠리고만 있다는 것이었다. 뿐 만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행동 패턴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고 한다.
1)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하기 전, 정보를 수집하고 거창한 계획과 전략을 세운다 (정작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 고민하는 동안 수만가지 어려움에 봉착하고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근거를 발견한다).
2) 큰 성공만 추구한다.
3) 바쁘거나 준비가 덜 되었다는 이유로 '그 일을 시작할 수 없다'고 합리화한다.
4) 가장 안타까운 점은 막상 도전해 볼 기회가 왔을 때 조차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그 기회를 놓쳐버린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그들의 성공은 세심하게 잘 짜인 계획이 아니라 연관이 없어 보이는 작은 행동들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한 점은 성공한 이들은 계획보다 행동하는데 주력했다.
과감한 시도 속에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실패와 기회를 찾아냈다.
삶을 변화시키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바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했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사람들은 사고력이 좋아진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결과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될 때 우리는 훨씬 창의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다.
늘 하던 행동을 고수하고 있으면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변화의 물꼬가 될만한 싹이 틀 수 있는 환경이없기 때문이다.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지금 당장 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즐거움을 따르는 내적 목소리에 충실할 때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우연의 모습으로 가장되어 나타난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성공한 사람들은 즐거움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수면, 건강한 음식 섭취에 신경을 쓰듯 정기적으로 즐거움을 느끼려 노력한다는 사실이었다. 박사과정 때 지도교수님이 나에게 했던 말씀이 떠올랐다. "연구는 마라톤이다. 지금처럼 열심히만 해서는 오래갈 수 없다. You should do something fun." 그리곤 매주 회의 때마다 지난 주에는 어떤 재밌는 일을 했는지 물으셨다. 그 때는 그것마저도 나에게 또 다른 과제가 되어 괴로워했었다. 그런데 교수님도 이 즐거움의 영향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계셨던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하게 정돈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한 번의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마다 최소 3번의 긍정적 감정을 경험해야 한다고 한다 (1:3 비율).
이런 자각들은 인식에 변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인식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다. 내가 책읽기를 좋아하는 이유다. 막연하게 '그렇지 않을까? 하고 있을 때에는 실행력이 힘을 받지 못한다. 마음에 '쿵' 하는 울림 후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프레임이 깨어지고 나면 그 때서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래서 오늘의 이 깨우침이 소중하다.
이젠 조금이니마 '어? 이거 재밌겠는데?'하고 내 마음을 동요케 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한 활동들이 불러올 기회에 완벽히 준비된 모습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응하며 연관없어 보이는 그 일련의 일들이 빚어내는 성공이 어떤 형태인지 확인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