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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May 12. 2023

책을 쓰고 싶다면서 글은 언제 쓰나?

말만 하고 맘처럼 일이 되지 않을 때

2nd life를 위해 나에게 의미 있는 삶을 찾아가는 여정을 남기고 싶어 책을 쓰기로 했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나의 여정이 어떻게 발전되어 갈지 궁금해서이고 이차적으로는 이후 나와 같은 방황을 할 어떤 이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이다.


길을 잃고 자기를 찾으려는 자들에게 참고할 수 있을 만한 자료들이 의외로 너무 빈약했다. 그나마 나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선배님들 (구본형 선생님과 그의 제자분들, 마작가님 정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분들은 어떻게 하셨나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 중에 시간을 내어 무엇을 한다는 것이 지독히도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모든 습관 붙이기의 기본은 ‘늘 반복적으로 행할 수밖에 없는 일들에 새로운 행동 패턴을 묶는 것’이라 믿는다. 적어도 나에겐 이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시간을 따로 내서 글을 쓰기보다 지하철로 이동하며 버려지는 자투리 시간들을 이용해 글을 쓰기로 했다. 오며 가며 버려지는 시간들이 적어도 하루에 2-3시간 정도는 되는 듯했다. 보통은 이동 중에는 리디북스를 이용해 오디오북을 읽었었는데 오디오로 책을 읽으며 새로운 인풋을 받아들이는 시간은샤워시간과 걸음을 걸어야 할 때로 국한시키기로 했다. 이렇게만 해도 일주일에 책 3권은 읽을 수 있었다.


떠오르는 영감과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중요 골자들은 지하철에서 스케치하듯 써 내려가기로 했다. 이후 주말 시간이나 여유가 있을 때 좀 더 다듬을 수 있으니 일단은 내 안에 떠오르는 내용이나 변화를 제대로 관찰하고 적어 내려가기 위해서는 이렇게라도 글 쓰는 시간을 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기록만이 나와 관련된 어떤 단서들을 줄 수 있다 믿기 때문이다. 기록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모습을 기록하는 게 습관화되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당장 내 삶 속에 기록의 습관을 접붙이기할 수 있는 시간대를 찾아내야 했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라도 혹은 어쩌면 그래서 더욱 그렇게 써 놓은 글들이 퍼즐의 조각처럼 나란 사람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 믿는다. ‘나란 사람에 대한 답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는 것인지 정형화된 방법론도 없기에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훗날 좀 더 큰 그림을 보여줄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조각 같은 자투리 글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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