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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May 22. 2023

나 자신을 재양육하는 시간

Follow your heart!

네 마음이 가리키는 대로 가라.

네 열정이 이끄는 대로 가라.


마음, 열정이 이끄는 대로?

너무 추상적이다.


말이 쉽지…

당최 이게 무슨 말인지 와닿지 않았던 시간들이 있었다.


직장을 그만둔 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일단 하루도 그 공간에서 더 버티기 싫었기에 나온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에게는 ‘의미 있는 삶을 찾아서’라는 대의명분이 있었기에 처음엔 그 의미에 대해 집중하고 빨리 그것이 무엇인지 찾고만 싶었다. 그걸 찾아야 그다음 스텝이 해결될 것 같았다.


내가 발견한 Follow your heart의 실체적 의미는

‘내가 재미있어하고 관심을 보이는 곳에 적극적으로 나를 위치시키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내 마음이 반응하는 일이면 그와 관련된 행사에 나를 위치시키거나 그와 관계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에 나를 위치시켰다.


그런 만남의 자리에서 나란 사람을 자연스레 알리게 되고, 거기서 만난 사람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소개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내가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 조우하기도 했다. 이런 뜻밖의 만남들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 자체도 행복하지만 그들에 의해 새로운 일을 제안받을 때, 그리고 내가 해 주는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을 때 더없이 행복감이 느껴졌다. 세상엔 다양한 맛의 초콜릿들이 가득했다. 이제껏 내가 알지 못하던 맛을 하나씩 경험하는 기쁨이 쏠쏠했다.


아직은 이러한 만남들로 인해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게 될지 구체적 모습이 그려지지는 않는다. 지금은 강가에 배를 띄우듯 세상이라는 강가에 나 자신을 띄워 보내고 있는 중이다. 자연스레 흐르는 물에 새롭게 펼쳐지는 광경들을 즐길 수 있듯 나는 새로운 공간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 인지적 변화들을 관찰 중이다. 이 모든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아직 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난 나 자신을 재양육하는 중이다.

어느 날 조카들을 보면서 너무 부러운 맘이 들었다. 내 동생과 제부의 사랑을 맘껏 받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경험하며 자신에 대해 이해하며 자라날 수 있는 그 시간이 너무 부러웠다. 그때 다짐했다. 지금부터 내가 나 자신을 재양육하 자고 말이다. 아이를 양육할 때 최대한 그 아이의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하게 도와주려 한다. 아이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면서 말이다.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말해준다. ‘이번엔 이걸 해 보고 싶어? 그럼 해 봐’ ‘이번엔 어떤 게 맘에 들었고 어떤 게 싫었어?’ 그렇게 나 자신을 재양육하며 천천히 나에 대해 이해해가려 한다.


퇴사 후 무엇이든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 때마다 난 이 사실을 되뇌었다. ‘넌 지금 너 자신을 재양육하는 중이야. 너무 채근하지 말고 기다려 줘. 그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을 표현할 때까지 말이야. 충분히 경험하고 느끼면 그 아이는 분명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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