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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픈손가락 Sep 23. 2022

당신이 선 그 자리가 끝이 아니란 믿음을 가져라

더 늦기 전에 다시 나는 책

내가 이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 건 한 권의 책이었다. 더 일찍 시작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생각하면 늘 나를 아쉽게 만든다. 한창의 젊음을 다 보낸 중년이란 나이에 과연 내 안에도 남은 잠재력이 있을까 싶었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네 안에는 거인이 잠자고 있어!”라고 아주 벼락 같은 호통을 쳐 준 책이다.


저자 앤서니 라빈스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라는 책에서 ‘참고 경험’이란 개념을 중요하게 설명한다. 돌이켜 지금 우리의 성격, 자아,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 역할을 하는 경험들이 있고, 그 경험으로 인한 결정과 결정들이 쌓여 한 사람의 성격과 자아, 운명 등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하는 경험, 그리고 이미 했던 경험들은 우리의 미래에 아주 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 순간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미 떠나버린 버스처럼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서는, 이 따위 하찮은 경험들만 생산해 내서는 안 되겠구나,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살다간 내 미래는 기대할 수 있는 게 없겠구나 싶었다.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세차게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내 인생에 가치 있는 경험 만들고, 정리하기


나는 충격의 여운이 가시기 전, 책을 가만히 덮고, 책에 손을 올린 다음 머릿속으로 생각 두 가지를 정리했다. 남은 미래를 위해 강제로 라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경험들을 만들어야겠단 결심이 하나, 지난 내 경험의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너무 방치해뒀다는 후회가 또 하나였다. 나는 뒤 늦은 나이에 이걸 깨달은 만큼 좋든 싫든 겪은 경험들이 많다는 장점을 살려 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껏 그 경험들이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이고,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했다.


알다시피 경험은 크게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으로 나눈다. 가치로만 따진다면 경험은 직접 경험이 최고다. 하지만 우린 물리적 시간과 공간에 갇히고, 허락하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직접 경험을 챙기지 못한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다.


반면 간접 경험은 이런 제약 요소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간접 경험은 다른 사람과의 토론,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얻을 수 있다. 물론 간접 경험의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이다. 정말 책엔 세상 온갖 경험들이 가득 담겨 있다. 성공하고 실패하고 사랑하면서 후회하면서, 세상과 맞서 싸운 작가의 경험이 숙고의 과정을 거쳐 정제돼 소중히 담겨 있다. 우린 그 값진 경험을 단돈 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세상에 산다. 이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일인가.


나는 "시작의 기술"을 읽으며,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좌절의 끝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배웠다. 또, "어떻게 능력을 보여 줄 것인가"를 읽고, 온라인에서 적극적인 자기 PR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통해 결국 삶을 바꾸는 건 매시간, 분, 초 내가 가진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배웠다. "유튜브 시크릿"을 통해선 그동안 잘못 생각해 온 유튜브 운영 방식을 개선했고, 책 읽기를 통하면 우리가 꿈꾸는 거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독서 3년간 1천 권 프로젝트를 마친 이후 난 경험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언제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간다. 참 신기한 건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을 찾다보면 꼭 먼저 겪고 그 경험을 책으로 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뒤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중년, 평범해 보이던 직장인이 기회를 만들어 웹 소설가가 되고, 외국엔 전혀 나가보지도 않은 주부가 짬짬이 영어를 독학해 원어민 수준의 회화를 구사한 이야기 등 서문만 읽어도 난 가슴이 뛰고, 뭉클한 감동이 번져 행복해진다.


책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 때만 필요한 건 아니다. 정리되지 않은, 방치된, 지난 경험들을 복기하거나 정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책을 읽어가던 중 과거의 경험이 되살아나 저자의 기록 경험과 섞이면서 과거의 경험이 온전한 모습을 갖추는 경험도 하는데, 이걸 꼭 기록해 두는 게 중요하다. 나는 이를 위해 독서노트처럼 "참고 경험 노트"라는 것을 만들어 쓴다. 그 안에는 내 과거의 경험과 저자의 기록 경험을 챙겨 적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하찮아 보이던 과거의 경험이 가치 있는 경험으로 되살아 나는 경이로움을 경험했다.


당신이 선 지금 그 자리가 끝이 아니에요.


우린 살면서 최소 한 번 이상 낭떠러지 같은 막다른 골목에 서게 된다. 그런 공포감은 스스로 만든 것일 수도 있고, 누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현재를 즐기며 사는 집단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럼 우린 성공과 실패 사례를 종합해 더 나은 해법들을 찾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을 위해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퇴사를 하고 도전해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사람들을 찾는다. 파산으로 경제적 고통과 가정 붕괴라는 상처 극복을 원한다면, 상처 극복을 통해 오히려 이전보다 더 충만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찾는 식이다. 그들을 역할 모델 삼아 간접 경험을 쌓고, 비슷한 상황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계획을 세워 행동으로 옮기고, 얻어진 해법들을 어떻게 삶에 적용했는지 찾으려 노력한다.


말하고 싶은 건 아직 당신이 숨 쉬고 있다면, 당신이 선 지금 그 자리가 세상의 끝은 아니란 거다. 단지 그렇게 보일 뿐,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관점을 바꾸고, 생각도 바꿔라. 게임으로 치면 하나의 미션을 끝내고,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기 전 휴지기 일뿐 절대 종말을 의미하는 낭떠러지의 끝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당신의 삶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나아지기 위한 미션을 하나 해치운 거라고 믿어라.


나는 늦은 나이에도 마음을 다잡으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맡은 일을 새벽까지 다 끝내야 잠 들 수 있던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이젠 미라클 한 아침을 지배하는 모닝러가 됐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 1,000일 하고도 90여 일째 매일 아침 새벽 3시 반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난 책이라면, 컴퓨터 프로그램 매뉴얼처럼 실용서만 읽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뜻한 바가 있어 3년간 1천 권의 책을 프로젝트에 도전했고, 그걸 해냈다. 또 새로 시작하는 일에 글쓰기가 갖춰야 할 필수 스킬이라 여겨 매일 아침에 글까지 쓴다. 그렇게 일어나 매일 쓴 글이 이젠 2,000개가 훌쩍 넘었다.


앞으로도 난 책에서 배운 대로 해마다 새로운 것을 깨닫고, 새로운 사람들을 내 삶에 초대해 함께 성장할 계획이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이제 난 책 읽는 일을 넘어 책을 쓰고 있다. 책을 읽고 난 뒤 얻은 간접 경험과 그 동안 겪은 직접 경험들을 쌓아, 새로운 비전의 토대를 만들어 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이 선 그 자리가 끝이 아니다. 그러니 당신을 관념의 한계에 가두고 규정짓지 말라. 정해진 틀 안에 당신을 가두지도 마라. 자유는 당신의 마음이 알아서 찾아 갈 것이다. 게임 미션 하나를 완료하고, 끝내는 것도 당신의 자유이고, 다음 미션을 위해 과감히 전진하는 것도 당신의 자유다. 당신이 마음 먹기로 당신 선 자리가 끝이 아니라 여기면 끝이 아니게 됨을 이젠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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