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한 가지 상품으로 온라인도 팔고 오프라인도 팔고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맞은 틀린 말이다. 앞서 말한 "회사에 맞는 상품을 기획해라."의 확장된 내용으로 모든 회사가 모든 유통에 능통하진 않다. 롯데나 신세계는 강력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고 있지만 오프라인만큼 온라인에서 강력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진 못하다. 네이버 스토어나 쿠팡 또한 온라인에선 M/S 50% 이상의 강력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지만 오프라인은 발도 못 내밀고 있다. 이렇듯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생리는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상품을 기획하는 방식도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략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기획자의 시선으로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 보도록 하자. 내가 느낀 가장 큰 차이점 위주로 간략히 서술하였다.
온라인이 오프라인과 절대적으로 차이나는 요소는 검색이다.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는 어느 정도 머릿속에 뭘 사야지라고 생각하고 가긴 가지만 그대로 사서 오는 경우는 많이 없다. 그래서 메모장에 적어놓고 그대로만 사서 오고자 다짐하는 사람이 있는 거 보면 확실히 무언가에 홀린 듯 사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 홀리게 하는 게 오프라인 매장의 실력이다. 하지만 반대로 온라인의 경우 소비자는 굉장히 매정하다. 일단, 목적구매란 말대로 무언가 사고자 하는 상품을 검색을 통해서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요 상품을 추리고 리뷰평점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리뷰를 비교하기도 하고 주요 소비자 카페(특히 맘카페가 활동량이 많다.)등 커뮤니티를 통해 비교글을 검색하고 바이럴 정보를 비교한다. 그래서 최선의 한 상품을 찾고 거기에 더해서 최저가 검색, 핫딜, 라방, 공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최저가로 구매하기 위해 새벽에 잠도 설쳐가며 폰으로 검색을 한다. 오프라인에서 영업사원의 말에 팔랑귀가 되어 지갑을 쉽게 열고 온라인에선 냉정한 스마트 구매자가 되는 것이다. 이 부분만 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절대적으로 다르다.
오프라인의 경우 매장에 들어간다. 영업사원이 인사말을 건네며 상냥하게 웃으면서 뭐 찾냐고 묻는다. 그리고 일사불란하게 찾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기도 하고 비교해주기도 하며 이런저런 멘트들을 덧붙인다. 고객과 영업사원은 면대면 상황에서 대화하며 고객이 원하는 최선의 물건을 찾는 듯 하지만 결국, 영업사원의 멘트에 많은 비중이 실리기 마련이다. 절대적으로 자동차 신규 구매에서는 영업사원의 영향력은 더욱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들 '영업사원 때문에 여기서 이거 산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영업사원이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 내가 회사 생활하면서 어떤 실력 좋은 영업사원의 멘트가 생각난다. "전 뭐든지 팔 수 있어요. (물건을 가리키며) 이거 잘 팔려도 (다른 물건을 가리키며) 이걸로 팔게 할 수 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오프라인에 특화된 회사에서 상품기획자는 누구보다 영업사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물건을 파는 사람으로서 무엇이 경쟁력이 있고 무엇이 좋은지 알기 때문이다.
온라인의 경우는 완전히 다르다. 서두에 말한 목적구매처럼 카테고리에서 내 상품이 일단 후보군에 들어야 한다. 그리고 경쟁상품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결국 선택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고객의 무심한 스크롤 속에 내 상품이 눈에 띄어야 한다. 그리고 클릭하게 만들어야 한다. 클릭하게 하기 위해 썸네일은 더욱 직관적이며 전달력이 좋아야 하며, 상품명은 고객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해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느낌이 나야 한다. 거기서 선택을 받아 상품페이지로 들어온다면 이제야 본게임이다. 상품페이지 첫 문구부터 강렬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왜 국민템이 되었는지, 지금 이벤트 중이라든지 등 말이다. 그렇게 무심결 한 스크롤은 적당히 길어야 하며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깔끔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바구니까지 들어오면 절반은 성공이다. 스마트한 소비를 중시하는 고객일수록 장바구니에 오래 담아둔다. 그리고 비교하고 검색하고 리뷰도 보고 최종결정한다. 그리고 좋은 리뷰를 받기 위해 리뷰이벤트도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오는 고객들이 별 5개 보고 또 호감을 가질 테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기획을 할 때 어떤 유통으로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전달할지 미리 산정하고 기획하면 훨씬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영업사원이 시연하기 좋은 기능을 추가한다던지, 상품의 당위성을 충분히 상품페이지에 설명이 가능하다든지 등 말이다.
이젠 옛날말이 되어버린 O2O라는 말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마케팅이라는 것인데, 온라인이 처음 생겨났을 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구분된 상황에서는 나름의 혁신적인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다. 실무적으로 쉽게 생각한 다면 가격적인 비교우위를 어디에 둘 것이냐의 문제이다. 한마디로 온라인을 위해 오프라인가격을 높게, 오프라인을 위해 온라인 가격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겠다. 상품마다 회사마다 이는 적절히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