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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ES Jan 28. 2023

상품기획의 기본 2. 전략보다 분석이 우선이다.

겉은 우아하지만 속은 발버둥 치는 백조와 같은 기획자

보통 상품기획자라고 한다면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앞에서 있어 보이는 PPT디자인에 확신에 찬 모습과 화려한 언변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무언가를 제안하고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나 또한 사회초년생 시절 그러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인정을 받고 성과도 내고 회사에서 내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다들 있는데서 공개적으로 까이기 일쑤이고, 여기저기서 부정적 시선과 공격들이 들어온다. 그럼 언제나 사람들은 "왜 이리 부정적일까?" "왜 이 대단한 기획 아이디어를 몰라봐줄까?" 투정하곤 했다. 


상품기획자는 생각보다 찌질한 직업이다. 거래업체엔 담보 안된 미래를 그려주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만들어야 한다. 일종의 광팔이도 적극적으로 할 줄 알아야 나중에 원가 100원이라도 아낄 수 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기획된 상품이 정상적으로 회사의 시스템에 굴러 가게 할 수 있도록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길 하고 다녀야 한다. 여러 번 말해도 전혀 이해를 못 하지만 끈질기게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나를 보면 그 상품이 떠오른다고 한다. 마케팅과 영업엔 가능성의 여부 확인과 판매수량 담보를 위해 실무와 팀장, 필요하면 경영진을 붙잡고 지속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개발부서에게는 안된다는 소리 귀 아프도록 들을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디자인부서가 있다면 디자이너의 감성 곤조에 발을 맞추며 최선의 결과물을 위해 도자기 다루듯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그렇게 예산과 원가, 매입수량과 판매수량 등 얽힌 실타래를 실끝부터 찾아서 잘 풀어가는 심정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숱한 유관부서와의 회의는 필수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맨 처음 생각한 간지 나는 멋진 상품기획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리고 CS나 AS부서에게 고객의 클레임 중 제품 품질 관련 문제라면 그날은 그냥 쥐구멍이라도 들어가서 모든 걸 차단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여기저기 치이고 나면 어느덧 오후 늦은 시간이고 밀린 보고서와 여기저기에서 올라온 이메일등을 처리하려고 하면 금방 번아웃이 오곤 한다.


이런 현실적인 상품기획자의 모습과 기획자의 기본과는 무슨 연관성이 있길래 이렇게 적은 것일까?


이렇게 기획이 한번 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로 굴러가기 시작하면 수많은 회의와 유관부서에서의 현실적인 피드백이 기다리고 있다. 그때 만약 기본이 안된 기획이라면 어떨까?


기획자가 본인의 기획에 확신을 갖기 위해선 기발한 아이디어와 전략보다 풍부한 Back data를 기반한 치밀한 전략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대표라면 이런 부분에 있어 조금 편할 수 있겠다. 하지만 조직내부적으로 평가를 못 받으면 결국 고객에게 더욱 냉정한 평가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대표일수록 더욱 본인의 개인적 판단과 감보다는 최대한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가능성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분석이 우선이다.


전략과 분석은 다르다. 분석은 복잡한 문제나 상황을 풀어서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하고 분류하는 것이다. 전략은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분석은 전략이 될 수 없고 전략은 분석이 될 수 없다. 간혹 이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전략수립 전에 왜 분석이 중요할까? 전략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이순신이다.  유명한 인물로 사례로 말하기에 더없이 좋은 인물이 이순신이다.


대표적인 전투로는 명량해전이 있는데 12선의 판옥선으로 수백 척에 이르는 일본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한 해전이다. 여기서 이순신은 울돌목에서 싸우길 정하며 바다의 조류가 변경되는 시점과 판옥선의 장점을 이용하는 등 우수한 전략을 통해 10배 이상의 상대 앞에서 승리한다. 여기서 전략은 이순신의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립됨을 알 수 있다. 정보전에 능했던 이순신은 최대한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하였다. 또한, 전투가 벌어질 지형지물과 변화하는 날씨까지 분석하였다. 그리고 우리 군의 상태와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였다. 이는 철저한 분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최선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상품기획도 마찬가지다. 진행하고자 하는 제품을 둘러싼 환경분석. 그리고 주요 경쟁사와 경쟁 제품들. 그리고 자사의 상황과 잘할 수 있는 것과 부족한 것들을 먼저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이 제품이 근본적으로 왜 생겨났는지에 대한 니즈조사와 히스토리까지 분석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렇게 최대한 시장을 꿰뚫고 난 후 어떤 가격대에 어떤 고객에게 어떤 방법으로 어떤 기능과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지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야만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전략의 기본은 분석이다. 분석 없는 전략은 필패하기 마련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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