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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퍼 Oct 15. 2024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기

4학년, 2학년 두 아이는 스스로 숙제를 하려 하지 않아요. 날림으로 숙제를 해서 선생님께 전화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당연히 테스트 결과도 좋지 않아요. 나쁜 엄마인 저는 아이들이 얼마나 속상할까 걱정되기보다는 엄마랑 같이 30분만 했으면 저 점수 안 받을 텐데... 아이가 원망스럽고 집에서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회의감이 든답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게 괴롭다면 일을 해서 아이들을 안 보는 방법도 있겠지요. 그래서 재취업도 생각해 봤는데 우선 제 나이에서 걸러지고 그나마 폰중독, 게임중독이 안 된 아이들이 제가 없으면 빈집에서 통제가 안될 정도로 폰과 게임에 몰입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실제 다른 가족들과 가족동반여행을 가면 그 집 아이 우리집 아이 할 거 없이 밤새 폰을 합니다. 제가 지 하려 하면 "그럼 아이들이 여기서 뭘 할 수 있겠냐"며 그 부모들이 반문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가족모임이 싫어요. 꽃도 보고 나비도 보고 개미도 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주고 싶은데 개미지옥처럼 한 아이가 폰을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도 부모를 졸라 폰을 하기 시작합니다.


집에서 숙제도 안 하고 폰도 안 하는 아이들은 하루종일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그걸 오리며 놉니다. '몇 장 하면 게임 몇 시간 시켜줄게'를 하느니 그냥 놀려요. 20분이 30분이 되고 한 시간이 되고 폰 때문에 아이와 싸우는 짓은 더 이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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