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 맞을 시간이 있어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야
큰아이가 어릴 때 집에서 아기와 둘이 있는데 갑자기 내가 구토와 설사증상 때문에 병원에 가야 했다. 회사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해 아이를 맡기고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다. '언제 링거 다 맞냐고 회사에 빨리 들어가야 한다'라고 짜증을 냈다. 결국 울면서 링거를 다 맞지 못하고 간호사에게 아이를 돌보러 가야 하니 바늘 좀 뽑아달라고 부탁했다. 간호사는 '엄마는 아플 수도 없다'며 안 됐다는 표정으로 주삿바늘을 뽑아주었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 먹은 치킨이 잘못됐는지 밤새 구토 후 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체했을 때 먹는 약을 받아와 먹는데 오늘 새벽 또 구토를 했다. 이번에는 설사까지 동반했다. 병원에 갔더니 장염이라 해서 링거를 맞고 있는데 예전 울면서 주삿바늘을 뽑고 집에 달려가던 과거의 내가 생각난다. 이제 아이들은 초등학교 2학년, 4학년이라 나는 아프면 학교 간 시간을 틈타 링거를 맞을 수도 있다. 아이들은 점점 더 자라서 내 도움이 필요 없어질 거고 내 삶도 점점 나아질 것이다.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