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자신감 Aug 23. 2023

태국 방콕, 음지 속 맛집 찾기

살림남의 방콕 일기 (#175)


유명 맛집에는 많은 종업원, 사람으로 붐비는 입구, 줄지어 서있는 배달 라이더 등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이런 맛집은 회전율이 빨라 여유 있는 식사보다 후다닥 먹고 나와하는 패스트푸드 같은 느낌이다. Fast Eater가 아닌 Slow Eater에게는 복잡한 유명 맛집보다 한적한 음지속 맛집을 찾아 로컬로 들어가게 된다. 태국의 숨은 맛집들은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태국의 숨은 맛집 특징

한적한 골목 : 간간히 오토바이 몇 대만 지나다니는 한적한 골목,  태국에는 막다른 골목이 많아 길을 잘 아는 지역주민 외에 여행자들이 찾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현지인들만 즐겨 찾는 맛집들이 숨어 있다.


가정집 겸 식당 : 주택가는 복잡한 도로가 보다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다. 그래서일까 숨은 맛집들은 가정집과 식당을 겸하기도 한다. 부부가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집밥을 먹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ㅇ 정해지지 않는 영업시간 : 많은 로컬 식당들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업시간은 새벽~오전, 오전~오후, 오후~저녁까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음지 맛집의 영업시간은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늦게 열거나 조금 일찍 닫는 경우가 많다. 돈보다 자유를 선택한 음지 속 맛집만의 여유다.


간판 없는 식당 : 식당을 가정집과 겸해서 그럴까 고정된 간판이 없고 있더라도 알 수 없는 태국어로 작게 쓰여있으니 식당인지 가정집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단지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과 의자, 주방만으로 그곳이 식당임을 추측할 수 있다.


ㅇ 태국어 메뉴판 : 숨은 맛집은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식당을 찾는 고객은 현지 주민들로 태국식 음식이 주요 메뉴다. 음지 속 맛집에서 음식을 선택한다면 볶고(stir-fry), 튀기고(deep-fry), 끓인(boil) 메뉴를 중심으로 가장 위생적이고 실패 없는 메뉴를 선택해야 한다.


위생적이고 실패 없는 메뉴

- 면요리 : 팟타이(새콤달콤 복음국수), 팟씨유(단짠 볶음국수), 랏나(태국식 울면), 카오소이(카레국수)

- 밥요리 : 팟카파오무쌉(태국식 돼지고기덮밥), 계란오믈렛(카이찌여우), 오팟(볶음밥) 등

- 기타 : 완탕(만둣국), 스프링롤(군만두), 팍붕(공심채볶음), 닭튀김(까이텃) 


불편한 교통과 무더운 날씨로 태국에서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은 고행이다. 더위와 교통정체, 기다림으로 때를 놓친 허기진 입맛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가까이 유명 맛집이 있다면 붐비는 시간을 피해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주변의 숨은 맛집들을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숨은 맛집을 찾는 데는 모험이 필요하다. 이유 없이 문이 닫혀 있거나 길을 잘못 든다면 막다른 골목에 되돌아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허기질 때 허기를 채울 수 있고 번잡하지 않아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맛까지 있다면 재야의 고수를 스스로 찾았다는 성취감은 덤이다. 선지자가 지나간 길을 추억하며 걷는 순례길 여행이 아니라면 귀한 시간과 돈을 사용해 가며 유행을 쫓아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태국 방콕, 전기 없이 만든 커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