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디자인해 보기
이 사람은 일간이 을목乙木인데(일주의 천간을 일간이라고 한다) 지지에 축丑토라는 동토를 깔고 있다. 동토라는 것은 차가운 땅이라는 것이다.
목이라는 성질은 토를 보면 소토 하고자 하고 영토 화하려고 하는 욕구가 강하다. 그런데 차가운 땅이니 얼어 있고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 (황색으로 표시된 게 토이고, 녹색이 목, 하얀색이 금이다.)
그리고 을목은 특성상 병丙화를 필요로 한다. 병화란 물상으로 태양이고 목 오행에게 십성으로 상관이다.
을목은 옆으로 자라고 영역을 넓히는 것은 잘하는데 화가 없으면 위로 자라거나 꽃과 열매를 맺어 보여주기 어렵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사람들에게 하는 일보다 드러나는 게 게 어려워 인정받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목은 자라는데 오행 중에 화, 수, 토 세 가지나 필요하다. 나무가 자연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뿌리를 내리는 땅이 있고 물이 있어서 영양소는 있지만 화가 없으면 어디로 향해 자랄지를 모르고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외에 월지가 진辰토라 봄의 토다. 월은 사회이고 태어난 환경이라고 해석한다.
무戊토와 진辰토는 을목에게 정재인데 을목이 진토에서는 자라기 쉽지만 무토는 높은 산이라 소토 하기가 만만치 않다.
다행히 시지의 묘卯목이 을목의 근(뿌리)으로 작용해서 끝까지 소토 하는 힘은 있어 시간이 걸리지만 결과는 본다. 자기 본인의 공간은 축토라 춥고 사회의 공간은 진토라 따뜻하다. 그래서 부단히 도 바깥 활동을 활발히 했지만 병화 상관이 없어서 하는 것보다 인정을 받기 어려운 구조이다.
무토의 정재이니 해야 할 책임이 크고 진토의 정재이니 벗어나기 어렵다.
목극토를 하는 것도 목의 모습인데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뿌리를 내려야 안정이 되고 단단한 나무로 자라는 모습이 되는데 또 땅이 너무 많아도 뿌리를 내려야 할 땅이 많아 바쁘고 할 일이 많다고 본다.
목 일간들은 삼변 중에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로 이어지는 게 좋아서 수, 화, 토 이 세 가지 오행을 다 가지고 태어나는 게 좋다. 그런데 다 가지고 태어나는 명이 드물기 때문에 운에서 모자란 오행을 만나 보충을 하거나 개운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개운을 하기 위해서는 삶의 습관이나 행동 등을 바꾸거나 개선하려는 의지가 개입해야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운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어렵고 불가능에 가깝기에 살고 있는 공간을 개운을 위해 꾸미거나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얘기인지 알 수 있다.
금 오행이 하나 있으나 진토에 의해 매금(금이 땅에 묻힌다는 뜻)의 성향이 크다.
유酉금은 사실 금 중에 왕지로 기운으로는 세다고 할 수 있는데 진토에 의해 유酉금의 날카로움이 가려져 있다. 금의 성향은 분별하고 나누고 포장하는 건데 토에 매금 되어 금의 성향을 잘 드러내지 못한다. 운에서 진토가 술토에 의해 토충(토土끼리 충한다라는 뜻)이 되면 유酉금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A 씨의 사주를 간단히 해석하였는데 이제 공간으로 어떻게 디자인해야 이 사람의 운이 좋아지고 사는 공간이 편해질지 살펴보자.
을목인데 토가 많아서 할 일과 책임질 일은 많은데 버겁고 넓이로는 영역을 장악할 수 있으나 높이 올라가지 못하니 목 중에 갑목과 병화가 필요하다.
을목에게 갑목은 겁재인데 을목은 물상적으로 갑목을 넝쿨처럼 타로 올라가서 높은 곳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명에서 없으니 운에서 오면 혼자 버겁게 하던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병화는 을목에게 생기를 주고 하는 일에서 주목도 받게 된다.
목은 화의 공간을 지향하는 시간적 개념으로 목의 공간은 좁고 높으며 더 높이 오르려고 횡적 공간을 확보하려 한다. 이러면 시간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지는데 이것은 투쟁의 목적이 상향인 것에 무게중심이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목기의 물상으로는 계곡물을 거슬리고 올라가는 모습, 전기드릴이 벽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 선두로 달려 나오는 뜀박질 선수,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로빈슨 크루소가 만나는 섬, 자동차의 엑셀레이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물상을 이미지로 떠올리면 목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럼 공간에서 목의 물상을 대입해서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은 무엇일까를 떠올려보자. 우선 공간에서 수직성을 띄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쉬울 것이다.
그리고 목생화 다음에 너무 많은 토기운을 어떻게 다스릴까를 보면 너무 많고 강한 무토의 공간을 나눠서 배치할 필요가 있다. 마당의 공간이 없으면 중간중간에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곳곳으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화분으로 플랜테리어를 해주는데 너무 작거나 덩굴식물보다 크고 시원시원한 갑목의 기운을 가진 식물을 키우는 것이 좋다.
이 사주에서 분별력을 키워주고 맺고 끊게 해주는 힘인 금의 기운도 보강해 줄 필요가 있는데 일간이 을목이라 주의할 것은 금 중에 신辛금이 천간으로 있어서 일간 옆에 작용하는 것은 불편하다. 지지의 묘목도 목인데 왕지라 지지에 신申금이 오는 것은 큰 해는 없으나 유酉금이 가까이 오는 것은 안 좋을 수 있다.
오히려 경庚금의 금으로 넓은 울타리가 필요하고 소속감과 편안함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산만하게 늘어놓는 것을 주의하고 늘 공간과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 외에 인성이 없는 명(무無인성)이라 수의 기운이 없어 보이지만 이미 진토와 축토 그리고 일간인 을목이 습을 머금고 있고 30대, 40대 대운에서 수대운이었어서 인성의 기운은 충분히 채워졌다. 그래도 늘 인성의 기운을 부족해해서 예술적인 영감과 명상은 도움이 되니 공간에서 채워주면 좋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B씨도 A 씨와 같은 을목 일간이다. 일간이 같아도 사주구성이 달라서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 을목은 꼭 필요하다는 병화를 일日간 옆 시時간에 가지고 있다.
이 병화는 십성으로 상관인데 시간의 상관은 말년으로 갈수록 자기실현 욕구가 강해진다.
을목은 병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목생화를 간절히 바라는데 수인성이 많아 너무 생각으로 행동하는 것을 붙든다.
그리고 을목이 병화 상관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가 쉽고 무슨 일을 하면 남들이 따라 하게 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월지에 겁재인 인寅목이 다른 사람들인데 을목 일간인 본인이 무엇을 사거나 일을 하면 남들이 따라 하고 싶게끔 한다. 상관의 매력은 유머가 있고 순발력이 있다. 그리고 순간 집중력이 좋아 예술적 감각이 확 드러난다.
목과 화가 서로 잘 연결되는 것을 목화통명이라고 한다. 목화가 서로 기운이 잘 통해서 밝아졌다는 뜻이며 에너지의 연결이 순조롭게 잘 됨을 의미한다. 이 사주는 목화통명이 잘 돼 있는 사주이다.
A 씨랑 다르게 일간 밑의 일지의 토가 미未토라 본인의 개인 공간은 따뜻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아서 집순이 성향이 강하다. 그런데 을목이라 주목받길 좋아하고 병화 상관까지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의 재능을 드러내 자기실현을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수가 기신이고 수를 감당해 주는 인목이 있지만 집에만 붙들려 있기 쉬워 병화 상관의 욕구가 늘 상충한다. 이 명은 수를 가둬줄 토중에 무토랑 지지의 술토가 필요하고 갑목도 필요하다.
갑목이 없으면 무토와 술토를 을목 혼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사주는 관성인 금이 없는데 50대 대운에서 지지로 유금이 들어왔다. 금이 들어와도 상관합살이 되니 금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금이 없는 명들은 경계가 불분명하고 선을 넘기 쉽다. 그리고 결과로 만드는 뒷심이 부족하다.
B 씨의 명에서 부족한 토와 금의 공간을 디자인해주면 너무 왕한 인성인 수의 기운이 정리가 될 것이고 금의 공간이 금생수 하지 않게 토의 공간과 잘 디자인해야 한다.
이 명도 목생화가 중요하고 본인의 재능을 드러내야 식신생재, 상관생재가 원활하며 토 기운이 보완되어야 상관생재(상관이 재성을 생한다)를 막는 수의 기운을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