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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Aug 31. 2016

수호귀 조조

사마귀 기르기/ 사마귀에 대한 오해

(사마귀 사진이 있음)


수호귀 조조는 잘 있다.


원래는 2주 정도에 한 번씩 허물을 벗는다고 했는데 얘는 딱 7일이 지난 후 허물을 벗었다.

허물을 벗을 때마다 조금씩 이 아니라 훌~쩍 커버리는 조조를 보면 많이 당황스럽다.


하지만 조조가 크는 만큼 나도 조조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일단 사마귀는 알에서 태어날 때부터 성충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아주 작고 여리다. 그러니까 인간 아가처럼 사마귀도 아가 사마귀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 태어난 아가 사마귀 상태에서부터 어른 사마귀가 되기까지 6~8번 정도 허물을 벗는다. 그 과정을 아가 사마귀-1령- 2령 ~ 7령-어른 사마귀로 부른다. 그리고 처음 태어나서는 날개가 없다가 6령째 쯤에 작은 날개가 생기고(날지는 못한다), 어른 사마귀가 됐을 때 커다란 날개를 갖는다. 사실 이런 정보는 네이버만 검색해도 금방 나온다. 나도 네이버로 검색해서 알았으니...


조조를 기르면서 곤란했던 것 1번이 먹이.이다. 크고 토실토실한 집게벌레는 이미 다 잡아 준지 오래고, 귀뚜라미는 너무 큰지 먹지를 못하고, 개미는 너무 작고, 거미는 죽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먹이를 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하루정도 굶겨도 되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가도 마음이 아파 뭐라도 잡아줄 생각으로 여기저기 뒤적이고 다녀봤지만 뭐가 많지는 않았다.


그때 혜성처럼 나타나 조조를 위해 먹이를 기증한(?) 이가 있었으니,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지인 추형이다. 추형은 생물을 전공해서 여러 동물과 곤충 그리고 뭐 아무거나 (사람 빼고) 대부분 다~ 안다. 특히 곤충을 좋아해서 나비, 희귀 사마귀 등등을 길렀었다고 한다. 그는 나에게 조조가 죽을 때까지 먹을 먹이를 갔다 줬는데 그것은 바로 영양 만점 밀웜이다. 사람이 먹어도 좋다는 밀웜이지만 나는 먹지 못 할 것만 같이 생겼다.. 먹이 주는 것은 나중에 설명하자.(별거 없다.)

밀웜을 맛있게 먹고있음. 등 쪽 날개자리에 날개라고 할 수 없는 작은 날개가 달려있다.


'사마귀를 어디에서 길러야 하는가' 가 곤란했던 것 2번이다. 처음에 조조가 오고 허물을 두 번쯤 벗었을 때 앞다리에 점 같은 것이 보여서 좀 사마귀인 줄 알았다. 게다가 조조는 흔한 사마귀 같지 않게 갈색이라 더 좀 사마귀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좀 사마귀는 바닥을 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물박사 추형이 말해주셨고, 이튿날 집인 토마토 나무가 아닌 뒤 야장 테이블 쪽에서 발견되었다. 조조가 자유롭게 크는 것은 아주 좋지만, 혹시나 내가 밟아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어서 밤에만 가둬 키울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날 바로 다이소에 곤충채집장을 사러 갔지만 조조에겐 너무 작아서 포기하고 왔더랬다..

그러다가 며칠 뒤에 마음이 바뀌어서 그냥 키웠다. 딱히 날개가 없으니 가봤자 그 근방이라 집을 나가면 잡아다 놓자고 생각해서였다. 실제로 조조가 집을 나갈 때마다 내가 잘 찾아서 토마토 나무 위에 얌전히 올려놓은 적도 많았다.

탈출시도하다 걸림.


사마귀를 기르면서 사람들이 사마귀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곤충 사마귀에 물리면 질병 사마귀가 난다는 낭설.

동네 사람들이 와서 한 번쯤은 조조를 보고 가는데, 대부분이 저런 오해를 하고 있었다. 저건 정말 오해이자 낭설이며, 유언비어이다.

또 다른 유언비어를 말하자면 곤충 사마귀의 이름의 유래이다. 질병 사마귀가 난 곳에 곤충 사마귀를 올려놓으면 곤충 사마귀가 질병 사마귀를 뜯어먹고, 그 뒤로 질병이 깨끗이 낫는다는 데 있다.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사마귀는 잘 물지도 않으며 물어봤자 아프기만 하지 질병 따위는 낫지 않는다. 그냥 사마귀가 무섭게 생겨서 그런 소문이 떠도는 것 같다.


사마귀는 무섭게 생겼지만 사람 손을 잘 타는 착하고 순한 곤충이다. 기르다 보면 밥주는 사람을 알아보는지 안아달라는 제스처 같이 앞발을 내쪽으로 쭉 뻗는데, 그때 손을 갖다 데면 기어 올라온다. 하지만 내가 손에 올리오길 원할 때는 오지 않는다. 애완동물로 치자면 도도한 고양같은? 곤충이다.



조조는 앞으로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허물을 벗고, 추석쯔음에 짝짓기를 할 것이라는 생물박사 추형의 설명을 덧붙이며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해본다.



참고: 사마귀에 대해 글을 쓴 시점은 일이 일어나고 2주~3주 정도 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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