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집을 나가다.
조조가 집을 나갔다.
결혼하는 친구가 청첩장을 주려고 나의 가게로 친구들을 불러 모은 날이었다. 나는 그날 모두에게 우리 조조와 맨티스를 자랑했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얌전하고 말도 잘 듣는 나의 귀여운 사마귀 들이라고 소개해줬지만 소개받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소 당황스러워 보였고 몇몇은 혐오의 눈빛으로 나의 애완곤충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개인 취향이 있는 법이고, 나도 키우기 전까지는 사마귀의 존재에 대해 1도 관심 없었으니까.
그날 사람들의 그 눈빛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조조를 만질 수 있게 해줘서 일까?
그것도 아니면 배가 고팠던 걸까?
나는 사랑 찾아 떠난 열정적인 사마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모임을 2차로 옮기려고 분주해 있는데 엄마가 조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일행들을 2차 장소로 보내 놓고 나는 조조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나는 모르고 있었다. 보통 수컷 사마귀들은 이맘때쯤에 암컷을 찾아 비행을 한다는 것을, 그리고 비행은 새들의 눈을 피해 주로 밤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만약 내가 이런 사마귀의 습성을 알았더라면 조조를 가둬놓고 키웠을까 자문해 본다. 그러면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지는 않았을 테니까.
나는 그날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그 주변을 한 시간 넘게 서성거렸다. 어디 갈 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혹시나 조조의 얇고 긴 몸이 어둠에 가려져 누군가가 밟지는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일행이 나를 찾으러 왔을 때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내일 날이 밝으면 찾아볼 생각이었다. 아니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었나?
어쩌면 잃어버린 강아지가 자기 집을 찾아 다시 돌아오듯, 조조도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정성스럽게 키웠던 첫 사마귀를 보냈다. 어디서 잘 살아 있는지, 다치지는 않았는지 알 수도 없는 상태로 떠나보냈다.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조가 그렇게 무심하게 떠나버린 것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본능에 충실한 것과 삶의 목적을 이루려고 과감하게 모험을 떠난 것이니까.
이미 떠난 이,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