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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Jul 29. 2022

자녀를 유능하게 키우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것_두번째

2년간 낙제를 경험한 아들을 세계적인 명문대학에 보낸 성장 스토리

이야기 1. 조급한 엄마, 힘겨운 아이

1-3. 아이를 실력있게 키우는 교육은 따로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서 매년 실시하는 교육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자녀교육에 성공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높은 비율인 전체의 23.7%가 ‘자녀가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라고 응답하였다.


자녀교육의 성공을 좋은 대학에 잘 보내는 것으로 응답한 비율은 8.7%로 이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던 2010년과 달라진 양상이 조금 의아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부모가 근본적으로는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잘 찾기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인 설문 결과가 반가웠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이렇게 정답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대학 입시에 목을 매고 아이를 치열하게 달리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엄마들의 잘못이기 이전에 우리나라 교육이 구조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다.


학교에서는 대부분 선행을 했다는 전제하에 “학원에서 배웠지?”하며 수업시간에 배워야 할 내용을 대충 뛰어넘는 수업을 한단다. 입시 현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는데 변별력이란 이름으로 시험에 포함하니 어쩔 수 없이 학교에서 못 배우고 학원에서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작년 수능시험이 끝나고도 학교 교육 과정에서 가르치지 않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된 것을 두고 한 교장 선생님이 이렇게는 곤란하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공교육의 교육 과정과 수준을 벗어나는 이런 입시구조부터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나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2007년에 남겼다.


우리나라 교육을 꿰뚫는 통찰에 여전히 앨빈 토플러의 어록에 등장하는 말이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점점 심해져 가고 점점 대상이 어려져 가는 현실만이 있을 뿐이다.


‘내가’ 무엇에 관심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데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을 알아갈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 비단 일반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만의 현실이 아니다.


영어유치원에서부터 자녀를 만들어가는 엄마들의 경제적 쏟아 부음과 마치 영어에 목숨 건 것처럼 아이비리그를 향해 자녀들을 푸시하는 주변의 노력은 저 아이가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든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불합리하고 주변의 대세가 다 그렇게 굳어진 분위기에서 어떻게 변화를 거스르고 새로운 마음을 가져 스스로 실력 있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할 수 있을까.


이런 현실이라면 앞으로도 극적인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부모가 최대한 중심을 가질 수 있어야 자녀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며 자랄 수 있지 않을까.


아이를 실력 있게 키운다는 것은 진정한 자기 실력을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어서 다른 누군가와 차별되고 독특한 경쟁력을 갖추어 갈 수 있는 것, 그리고 내면의 자존감이라는 실력을 바탕으로 외적인 능력을 갖추어가는 것 말이다. 거기에 더 나아가 개인적인 안위를 위한 삶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를 돕고 생활력을 갖춘 실력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다.


명문대학을 진학한 자녀들을 키운 부모들의 양육 방식을 연구한 「하버드 상위 1%의 비밀」 책에 따르면 수백 명의 연구 결과를 통해 가정 양육환경과 상관없이 공통으로 밝혀낸 양육 공식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책 내용을 관통한다고 느낀 핵심은 부모의 ‘내 아이’만을 위한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어쩌면 당연한 메시지였다.


때로는 아이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전략가나 코치의 역할을 담당하며 아이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이끌지만, 그마저도 학업적 성취와 흥미, 사회에의 기여를 아이에게 가장 맞는 방식으로 끌어내려는 방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로서의 적절한 개입과 적당한 거리 두기 그 두 가지의 균형이 내 아이의 유능함을 완성해가는 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반가웠다. 그 균형은 아이의 속도에 따라 때로는 한 발짝 앞서고 때로는 딱 같은 걸음으로 함께 맞춰갈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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