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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돌보 Nov 01. 2023

10월의 마지막 밤

따스한 햇살이 미간을 비추고, 어깨 언저리를 어루만져.


가을의 장막이 올랐다. 새파랗게 타올랐던 싱그러운 초록빛 물결이 지고 붉게 물든 거리가 낯설다. 거리에 낙엽을 치우는 손길이 분주하고, 낙엽이 부서지는 그 거리를 쏘다녔다. 가끔씩 미처 터지지 못한 영근 은행알이 발바닥에 거슬렸지만, 나의 눈길은 언제나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향했던 것 같다.


10월, 눈을 뜨고 보니 그랬다. 마지막 날. 바쁜 명절을 지내고 나니, 어느새 무르익은 가을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지난 시간들 그 어떤 순간도 허투루 쓴 적 없다 생각했는데, 왠지 모를 허무함이 물밀듯 치고 들어오는 것은 왜일까. 


같은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 마시는 커피 한잔에 감사함을 느끼고, 우리 가족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 문득 떠오르는 옛일에 감정의 파고가 오르락내리락 휘몰아치는 날이 있기도 했지만, 언제나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감정의 바다, 그 바다에 감사함을 느낀다. 


10월의 마지막 날. 

뭐라도 고백하고 싶은 밤이다. 


가을을 타나 보다 아무래도. 




- 구독자분들께.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예정에 없던 공부가 길어져 글쓰기를 자꾸만 놓게 되네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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