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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May 16. 2024

<골때리는 그녀들>
탑걸 대 국대패밀리 #1/2

일상으로의 회귀 - <골때녀> 2024.05.14 방영분을 보고

탑걸 대 국대패밀리(2024.05.14. 방송분)

탑걸 :
골키퍼 태미, 채리나, 김보경, 다영, 유빈, 이채연, 감독 최진철

국대피밀리 :
골피퍼 명서현, 김수연, 김민지, 박승희, 황희정, 나미해, 감독 김병지


축구는 팀플레이 종목이다. 풋살 또는 미니축구의 경우에는 11명이 하는 축구보다 더욱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공간이 좁기 때문에 아무리 발이 빠른 선수라든가 기술이 좋은 선수라 하더라도 다른 선수의 도움 없이는 골을 넣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에 11명이 하는 축구보다 독보적인 플레이어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그만큼 점유하고 있는 구역이 중복되고 겹치며 어떤 누구에게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대담하고 약은 플레이를 하는 독보적인 한 선수가 매듭을 풀어줘야 결정적인 찬스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오랜만에 <골때리는 그녀들> 경기를 봤다. 앞선 <골때리는 그녀들> 관련 글에서도 밝혔다시피, <골때리는 그녀들>이라는 프로그램은 그 이전의 <불타는 청춘>에서 파생되었다.

“어? 그래?”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전 글을 게시판에서 찾아 읽어보시면 이 인기 프로그램이 어떻게 해서 처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아무튼 경기를 본 후,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팀 컬러가 완전히 바뀐 팀도 있고, 제자리를 맴도는 팀도 있으며, 오히려 후퇴한 팀도 눈에 읽혔다. 해서 변화한 부분을 오랜만에 한 번 짚어주면 좋을 것 같아 키보드를 잡았다.


이번 경기는 원조팀 국대패밀리와 신생 돌풍을 일으켰던 탑걸 간의 대결이었다.


국대패밀리는 선수는 많이 바뀌었지만, 프로그램의 초창기 원년멤버로서 꿋꿋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국대패밀리를 대표적인 퇴행 팀으로 꼽았다.


문제는 ‘전미라’가 원톱이던 시절에 비해 팀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힘이 풀렸다는 점이다. 발 빠른 김민지가 합류한 이후로 팀 내에서 독보적인 선수로 눈에 띄는 건 사실이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제아무리 스피드가 출중한 선수라 할지라도 제한된 공간과 룰, 어찌 흐를지 모를 공 앞에서는 그 출중함이 퇴색한다.


김민지 본인도 바람을 가르고 달리던 육상의 통쾌한 느낌과는 사뭇 다른 팀플레이에 답답함을 많이 느낄 것이다. 그나마 김수연이라는 든든하고 묵묵한 수비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그럭저럭 팀은 유지가 되고 굴러가는데,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한다. 그것은 최근의 국대패밀리의 성적이 말해준다.


시간과 노력에 관해 말한다면서 이 무슨 되도 않는 소리냐 하겠지만, 예전에는 전미라의 독보적인 피지컬과 대담한 결정력이 한몫했다면, 지금은 공격력에 있어서는 이렇다 할 팀컬러가 사라졌다.


노장은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지략 또한 늘어가는 것임을 전미라는 보여주었다. 반면에 황희정과 나미해의 경우에는 그녀들의 가족이 프로축구선수이지 그녀들이 실제 축구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사실 가족력을 빼면 평범한 일반인이며, 실제로도 그다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MC들이 연거푸 황희찬과 나상호 선수를 소환하기는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 특유의 숟가락 얻기 신공에 지나지 않는다.


탑걸은 처음 팀이 결성할 당시만 하더라도 풋살은 무대에서 춤추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쓴맛을 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녀들이 그 무대에 서기까지 얼마나 노력하고 눈물을 쏟아가며 경쟁했던가를 간과했던 것 같다.


말 그대로 악바리 근성들이 보인다. 인지도나 실력면에서 보면 결성 당시에 탑걸의 실력은 쓴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아무리 예능이라도 그렇지, 이건 뭐, 어중이떠중이 아무나 데려다가 팀을 결성하면 되겠나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나 그런 비난은 짧은 시간 내에 사라졌다. 일단 탑걸의 중심은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처음부터 에이스로 손꼽았던 김보경이다. 자그마한 체구와 순진한 표정의 그녀가 경기장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전혀 다른 이미지다. 악착같고 지기 싫다는 의지가 보인다.


탑걸에도 국대패밀리의 김수연처럼 묵묵하고 든든한 수비가 있다. 바로 유빈이다. 유빈은 눈에 띄는 걸출함은 없지만 결정적일 때 나서 툭툭 방어해 내는 모습이 왠지 든든하게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 채리나의 수비는 변칙적이면서 링커 역할까지 겸했다. 채리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기량이 향상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선수다. 그 또한 그녀의 악바리 근성에서 나오는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악바리는 그렇다 치고, 노력과 성장 면에서 이번 경기를 보면서 가장 놀라운 선수는 단연 다영이었다.

다영이 탑걸에 합류할 때만 해도 실망을 넘어서 팀에서 빼고 싶은 선수였다.


카메라 뒤에서는 어땠는지 알 길이 없지만, 잦은 실수와 형편없는 킥, 픽픽 쓰러지는 체력 등에도 불구하고 헤헤 웃고 장난치는 모습은 반성조차 하지 않는 선수로 보였다. 그러나 오늘 본 다영의 모습은 일취월장 정도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제 풋살을 이해하고 있었다. 공간을 향해 효과적으로 파고드는 모습과 몸을 사리지 않는 충돌, 몸싸움, 골대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모습까지. 초창기 실망스러웠던 사람과 같은 사람인가 싶었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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