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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직원의 한국식 더러운 금융/자본주의 체험기(2)

자동차 할부금융 이용하면 호갱 되는 이유(feat. 리스/렌트)

앞선 1편에서 신용카드사

핵심 수익모델을 소개한 바 있다

신용카드사가 신용판매 수익보다는

고금리의 현금서비스와

장기 카드대출(구 카드론), 그리고 연체료

리볼빙에 열을 올려서 벌은 돈으로

(가난한 자들에게 삥 뜯은 돈)

부자들의 집사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 사실 신용카드 회사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나름 수익 다변화한답시고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카드회사 내부 쇼핑몰이라던가

여행사와 연계한 여행몰 등등

(비싸다 이용하지 마시라)


이런 일련의 수익 다변화 중

요즘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자동차 할부금융도 있다

오늘은 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일단, 여러분이 요즘 잘 나간다는

수입차 못지않다는

H사의 실수라는 G00모델을

사고자 한다고 가정해보자

(부럽습니다 부자시네요)

인터넷이나 Y튜브로 옵션 좀 보고

가까운 H사 차량 대리점에 가서

G00으로 주시고요 옵션은 이거 이거 이거

넣어주세요라고 하면

판매사원은 아마 속으로 쾌재를 부를 것이다

(아싸! 호구 잡았다! 오늘 한우 먹어야지!)


여기서 잘못된 것은 순서다

왜냐하면 판매사원하고

(소위 CM-카마스터라고 함)

딜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H사 대리점에 가서

G00모델에 이런저런 옵션 넣으면

0000만 원인데

당신이 나한테 돌려줄 수 있는 게 어느 정도냐

당신 어차피 H사에서 주는 판매수수료도 먹고

금융사에 할부 넘기면서 수수료도 먹는 거 다 알고 왔다

이미 몇 군데 돌고 왔는데 조건이 좋으면  

당신과 계약하겠다


이렇게 하면서 제시하는 조건을 들어보고

2~3개 정도 대리점을 돌아보면

대략 어느 정도까지 받을 수 있는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그럼 여기서 도대체 내가 차를

사는데 몇 놈이나 들러붙어서 뜯어먹길래

이런 이야기를 하나라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오늘의 핵심 주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할부로 산다

H사도 바보가 아닌지라

모 유명 입시학원 아들이 사장인 H캐피털로

바로 연결시켜준다


그렇지만 H사와 H캐피털이 같은 H 긴 한테

엄연히 다른 회사이기도 하고

다른 카드나 캐피털사도 바보가 아닌지라

H캐피털 보다 조금 더 좋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자동차 할부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판매사원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미끼로 달려든다)


그럼 H사 판매사원과 카드/캐피털사가 바로 거래할까?

아니다 여기서 중개인이 하나 더 붙는다

소위 카드/캐피털사마다

CA(Car Agency)라는 존재가 있다

보험영업사원이 보험을 팔지만

보험사 소속은 아닌 점에서 비슷하다

판매건별로 수당을 받아 생활한다

자동차 제조사 H/K/D/S사

즉, 국산차 대리점마다

드나들면서 판매사원에게 영업을 한다

본인한테 고객 소개해주면 더 잘해주겠다


그럼 카드/캐피털 사는 대략 얼마나

판매사원과 CA에게 퍼줄까

대략 할부금액의

0.4~0.8%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회사마다 다르다)

보험영업사원도 판매수당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듯이

이들도 마찬가지다

(월 수천만 원 넘게 버는 사람도 있다!)

어려운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고객 정보가 담긴 서류를

판매사원에게 받아다가

카드/캐피털사에 넘겨주는 거뿐이다


여러분이 돈이 많아서 일시불로 한방에

결제하겠다고 하면? 더 좋다!

00 카드가 있는지 물어보고 00 카드 있다고 하면

엄청나게 인심 쓰는 척하면서

결제금액의 대략 1~2%

캐시백 해주겠다고 할 것이다

판매사원과 CA도 0.5~1% 수수료를 가져간다

각 카드/캐피털사 마다 일정 금액 별로 추가 수수료가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수입은 더 많다


판매사원과 CA에게 주는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당연히 그 차를 사는 고객에게서 나온다

자동차 제조사들 H사등

가맹점 수수료율은 대략 1.5% 전후일 것이다

게다가 할부는 엄연히 대출이고 다달이

원리금을 일정대로 착착 받을 수 있다

여기서 판매사원과 CA한테 나눠줘도

충분히 남는다 비율은 낮지만

차량가는 최소 수천만 원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한다


리스/렌트는 CA/판매사원 수입원의

끝판왕이다 최대 대략 14%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회사마다 다르다)

H사 최고급 세단인 G9X가 1억 원가량하니까

14%로 판매사원/CA가 나눠가지면

각각 700만 원이 된다

판매사원이 딱 보고  

세상 물정 잘 모르는 것 같으면

이렇게 바가지를 씌운다


뉴스에 나오는 고가 외제차는

거의 다 법인 명의 리스나 렌트다

왜냐하면 법인명의로 해야

비용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법인을 운영하고 있어서

법인 비용을 떨어야 한다면

(세금 적게 내려면 비용을 늘려야 한다)

리스/렌트만큼 좋은 상품도 없다


일부 법인의 경우 리스/렌트를 하면서

최대 수수료로 견적을 내서 올리고

담당자가 당당하게 리베이트를 요구하기도 한다

어차피 회사 돈이고 비용 처리하면

서류상으로는 완벽하고 아무도 모르니까


그게 아니라면 리스/렌트는 절대

이용하면 안 되는 상품이다!


필자는 자동차 시장이 혼탁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필자가 회사에서 실제로 파악한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요지경 세상이다

차 사실 때 싸구려 선팅 하나 달랑 서비스로 받으신 분들은

속이 쓰리 실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한국식 더러운 금융/자본주의의 민낯이 이렇다

21세기 인터넷 정보화 시대에도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서 고객 뒤통수를 후려친다

모르면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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