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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생각 Oct 22. 2023

행복일기(4)

2023년 10월 20일 맑음☀️


오늘은 너무 시작부터 감동적인 날이었다. 1시에 출근을 했는데 내 자리에 모찌 2개가 올려져 있는 것이다.

'엥? 직원분들 중에 일본 다녀온 사람이 없는데 뭐지...?'

직원분께 여쭤보니 오늘 체크아웃하신 고객님이 주신 거라고 하셨다. 주시면서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말씀하시면서 감사해서 우셔서 오히려 우리 직원이 당황했다는 것이다...ㅎㅎ 그래서 어떤 분이었는지 천천히 기록을 찾아봤다.


두 중년 부부가 외국인 아들, 딸과 같이 우리 호텔을 방문해 주셨다. 체크인을 하시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셨다. 전주가 이렇게 바뀐걸 너무 신기해하셨다. 우리 호텔이 위치해 있던 곳이 과거엔 논, 밭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발전한 게 너무 신기하다고 하셨다. 이 분들은 70년도에 미국으로 가신 이민 1세대이시다. 아메리카 드림을 꿈고 정말 맨 땅에 헤딩을 하신 분들인 것이다. 그렇게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고향 전주를 방문하신 거다. 난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더 정감이 가서 가보면 좋을 관광지 등 이곳저곳 소개해드렸다.


그런데 밤 10시쯤 어머니께서 다급하게 프론트를 찾아오셨다. 운전을 하고 가고 있는데 뒤에서 너무 빵빵거린다는 것이다. 자신이 너무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교통 체계 관련해서 궁금하게 많으시다고 하셨다. 나는 비보호 좌회전부터 우회전하는 법 등 아이폰을 차 삼아 정말 열심히 알려드렸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이 분들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나의 이런 마음이 통했던 걸까? 체크아웃 때 이렇게 감사함을 표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뿌듯했다.


요즘 갈수록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서비스업은 나의 감정을 소모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서비스업의 본질은 손님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른 직업은 어떤 상품을 통해서 손님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라면, 서비스업은 내가 직접적으로 손님을 만족시켜 드릴 수 있는 직업이다. 서비스업은 내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직업이다. 누군가를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가치가 있는 일이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단지 감정 노동이라 스스로의 직업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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