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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Sep 08. 2019

왜 나는 이 공부를 시작했을까?

상담심리학 공부의 시작

올해 3월, 한 사이버 대학교에 등록을 했다. 상담심리학. 사실 나는 햇수로 10년 차 평범한 직장인이다. 입사 후 8년간 전략기획 업무를 했고, 올해 자금 쪽으로 부서를 옮겼다. 그러니까 상담심리와는 접점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대학교 때 심리학을 전공했다거나, 관심이 있어서 수업을 찾아서 듣거나 한 적도 없다. “심리학 개론”이라는 수업을 교양으로 들은 것이 전부이고, 그 마저도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복잡한 뇌 그림과 다 같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MBTI 검사를 했던 것. 심리학 수업 내용은 자연스럽게 잊혔다.


예전의 나는 영화와 책 속의 인물들을 좋아했지만 지금의 나는 회사 사람들은 싫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학창 시절 어른들이 하란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래서 대학도 갔고 취업도 했다. 그런데 직장인으로 계속 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별 일 없다면 앞으로 50년은 더 살 텐데, 회사원 다음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상담사 자격증을 검색해 보았고 그 시작으로 덜컥 등록을 한 것이다. 이건 꿈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그냥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1학기에는 전공과목 4개와, 교양 필수 1개를 들었다. 개론과 같은 기초적 과목이라 앞 쪽의 내용들은 과목끼리 겹쳐서 조금은 수월하게 공부를 하였다. 사이버대학교는 오픈북 시험을 보기 때문에, 다 외우지 않아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만 알면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오픈북이라고 만점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미스터리)


여러 가지 과목을 들었지만 한 가지를 느꼈다. 이런 내가 누군가를 상담을 해 줄 수 있을까?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불완전한 내가”.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했지만 나 역시 이상한 점들이 많다. 출근하는 버스에서 내리다가 넘어져서 다친 적이 있는데, 이후 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나면서 마음이 졸리는 것, 예전에 문을 한 번 안 잠그고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문이 열려있어서 당황한 이후 나갈 때 문 잠겼는지 2번씩 확인하는 강박. 기타 등등 그 외에도 엄청 많은 트라우마와 강박, 그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나부터 나의 전반적인 심리 상담을 받아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상담사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내가 실제로 상담을 받아볼 필요도 있고, 상담 교육의 일환으로도 받는다고 한다. 내담자에 대한 역전이*같은 것들을 방지하기 위하여)

* 역전이 (Countertransference) : 전이와 반대로 내담자의 전이에 의해 분석가가 내담자에게 일으키는 반응. 내담자를 싫어하는 감정이나 내담자에 대한 과도한 애착 또는 내담자의 일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분석가의 갈등에 의한 왜곡된 관념이 내담자에 의해 발달해 내담자에게 투사되는 것이다.                      - 네이버 검색 -


아무튼 졸업까지 남은 1년 반 동안 내가 할 것은 두 가지이다. 1) 우선 나부터 상담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기 2) 어떤 분야의 상담을 하고 싶은지 정하기. 내가 앞으로 뭘 하고 싶고, 뭘 할 수 있을지를 나도 잘 모르겠다. 회사원이었다가 결국에는 상담사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상담심리를 조금 공부한 채 상담을 받고 나의 마음 상태를 개선해서 좀 더 회사를 잘 다니게 될지는 지켜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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