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아이돌은 어떻게 콘서트 하나요?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글은 콘서트를 가기위한 여정 중 입장 전까지의 과정을 기록합니다.
입덕하고 4개월,
나에게 찾아 온 플레이브 첫번째 팬 콘서트..
어떻게 가야하나요. 케이팝의 콘서트는...
[선예매]
다행히도… 티켓팅의 필수 준비물 ‘멤버십’은 가지고 있었다.
‘아직 팬은 아닌데, 뭐 흥미 있네’ 하고 플레이브를 둘러보던 시절
케이팝 세계 이해를 위해 구매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 둔 멤버십. 과거의 내가 한 일 중 손꼽히는 참 잘했던 짓이었다.
멤버십이란?
1년 동안 유지되는 유료 권한으로, 예전 케이팝 시절로 보자면, 팬클럽.
멤버십 1기를 가입하면, 위버스(팬 플랫폼)에서 멤버십 only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선예매 티켓팅 기간에 티켓팅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케이팝 공연 티켓을 구매하는 기간은 '선예매기간 → 일반예매기간'으로 나누어져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케이팝 공연은 선예매 기간에 모든 티켓이 동난다.
그말인즉슨,
선예매 없는 자, 콘서트에 갈 수 없다.
이런 기본 공식도 모르던 시절 사 둔 멤버십 덕에 다행히도 티켓팅에 참여할 수는 있었다.
[티켓팅]
Q. 선예매 기간에 구매할 수 있다면, 티켓을 살 수 있나요?
A. 그럴 리가요. 그럼 왜들 티켓팅을 하겠어요. 왜 티켓 가격에 플미가 붙겠어요.
무서웠다.
저녁 8시. 가능한 많이 모여 서버 시간에 맞춰 예매 버튼을 클릭했던 수 많은 티켓팅 날들
우리 팀은 그 날이 되면 가능한 사람들은 다같이 티켓팅 용병으로 참전한다.
내 티켓팅 연습 겸 티켓팅 트렌드 분석 겸 참전해왔지만,
내가 마주했던 건
'클릭하자마자 죽는 창'
'내 딴에는 잽싸게 클릭했지만 눈앞에 보이는 nn만번대 대기번호. 티켓팅 끝날 때까지 줄어드는 숫자만 보고 끝나버린 티켓팅.'
'들어가봤자 포도알(빈자리) 하나도 볼 수 없는 하얀 좌석 선택 화면'
티켓팅은 장난이 아니구나 라는 것만 신나게 느꼈었었다.
그래서 안되면 말지하고 쿨하게 마음먹다가도,
못가는 날 상상하게되면 제발을 외치고 있었다.
내가 갈 수 있을까? 나같은 머글은 안될거같은데?
아니야 갈 수 있어….!
제발 가게 해주세요. 내 자리 하나만 주세요. 제발요.
티켓팅 날 모든 팀원들에게 도움 요청!하고 다같이 뛰어들었다.
다행히 우리 스쿼드는 최정예 용병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에…
나의 히어로분들이 잡아주셨다. 4월14일 2층 사이드 티켓!
엄마, 나 플레이브 콘서트 가…!
[겉돌, 나눔]
처음 보는 단어였다. 겉돌.
이게 뭐지?
콘서트 기간 동안 팬들은 콘서트 시작 시간에 맞춰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 날이 되면, 아침 일찍부터 겉돌 하는 팬들, 나눔 하는 팬들이 모두 모인다.
콘서트장 주변에서 본인이 자체 제작한 비공식 굿즈를 팬들에게 나눠준다.
그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같이 즐기는 것을 겉돌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눔받는 방법]
1. 콘서트 시작 전, 종일 동안(오전 10시~6시) 콘서트장 주변에서 팬들이 자체 제작한 물품을들 나눔
2. 나눔 방식
1) 콘서트 2-3주 전부터 트위터에 나눔 글을 포스팅
- 나눔하는 물품, 날짜, 수량, 인증조건 등
2) 나눔하는 유저 트래킹 (팔로우, 알림 on, 북마크 등)
3) 콘서트 나눔 당일. 해당 나눔글의 댓글로 현장 도착, 본인의 착장, 나눔 위치 정보 포스팅
4) 나눔하는 팬을 찾아서 인증조건을 보여주고 나눔 물품 받기 + 소소한 응원 및 콘서트 잘보라고 호들갑 떨기 - 인증조건 : 스밍 횟수, 위버스 멤버십, 공식카페 정회원 등
‘온라인에서 만난 트친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소통/교류하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모두 인싸재질 같았다.’
’네임드 팬이 만든 나눔 물품은 원하는 사람도 많아서 줄도 제일 길고 받기 힘들었다’
’이미 팬들끼리의 크루?그룹이 있었고, 그런 분들은 모여서 나눔 진행’ ’3가지 타입의 나눔 방식을 경험’
본인 착장 및 위치를 올리자마자 받고 싶은 팬들이 몰리고 → 줄 선 팬을 보고 주변의 팬들도 모두 줄을 서고 → 5분 이내 나눔 종료
본인과 댓글 또는 디엠으로 소통한 팬에게만 공유 (나눔 물품 보이지 않음) → 1:1로 만나서 누군지 확인하고 나눔 진행 및 스몰톡 나누기
무인 나눔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는데, 하다보니 착장과 위치로 사람찾는 게임,
그 분을 찾으면 내가 주어지는 보상! 방탈출 같았다.’
[나눔에 보답하는 방법]
나눔과 겉돌을 공부를 하면서 나눔에는 나눔으로 응대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장에서 모르는 분에게 어떻게 말을 시키고 받을지 걱정은 되었지만,
어찌저찌 뭐라도 받으면 나도 뭐라도 드려야하겠다는 마음으로 과자 꾸러미를 준비했다.
(나눔하는 분들에 드릴 것, 그리고 내 옆자리에 앉는 팬분들에게 드릴 것)
[나눔을 받았다]
내가 뭘 받을 수 있으려나... 하고 뻘쭘하게 도착한 올림픽 홀
이미 많은 팬들이 모여있었고, 돗자리나 의자에 자리잡고 나눔존이 완성된 곳도 있었다.
어떤 분이 나눔하시는 분인지, 누가 누구인지 모르니
올림픽홀 앞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팔로우, 저장 해둔 분이 도착하셨다는 글을 썼는지 계속 지켜봤다.
그렇게 기웃기웃거리면서 사람들이 뭐하는지 구경하다 보면
여기저기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뭐지. 나도 서야겠다.'
오늘 나눔하는 분이 누구고, 도착하셨는지 몰라도
지금 내 눈 앞에 실시간으로 나눔 줄이 생기고 있었다.
운좋게 내 근처에 줄이 생기면 냅다 뒤에 따라 섰다.
이 줄은 뭔가를 인증해야하나, 아는 분들 한정인걸까.
줄을 선 상태로 앞사람이 어떻게 하는지 보면서 준비를 했다.
한 손에는 내 스밍이나 멤버십을 보여드릴 폰
한 손에는 드릴 과자
를 들고, 내 차례가 오면 '와.....감사합니다. 너무 예뻐요' 를 연발하면서 팬분들의 나눔 굿즈를 받았다.
공식보다 더 팬의 마음을 흔드는 굿즈들이었다.
우리가 앓는, 치였던 포인트는 팬들이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요.
팬들의 비공식 굿즈가 있기에 내 아티스트를 더 좋아할 수 있는 것 같다.
나같은 무능력자는 가질 수 었는 그런 굿즈를 팬들이 만들어주니까
예준이가 하민이가 예뻤던 그 장면,
다른 버전으로 재해석헤 보정하고 그린 멤버들
플레이브 자체가 좋은거지만
팬들이 알려주는 플레이브로 덕질 자체가 재미있어졌다.
그리고, 진짜 귀여웠다.
팬 제작 굿즈도, 이걸 만들어 온 팬들도,
우리의 축제날 모여서 다른팬들에게 나눠주는 문화도.
[그 날 받은 나눔들]
*Insight 겉돌이란,
내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같은 마음의 팬들과 그 사랑을 공유하고 싶은 콘서트의 오프닝
[요마카세] 또요일 : 버추얼 아이돌 하는 삶
작가 : 또짹
소개 : 인생 첫 덕질의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글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