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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심 Aug 17. 2022

호의를 베풀 때 주의해야 할 것들

나의 착한 행동이 원하지 않는 결과로 돌아온다면 슬픈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인도를 여행할 때 함부로 구걸하는 거지에게 돈을 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돈을 준 여행객에게 나머지 구걸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곤욕을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 여린 사람이

무례한 테이커(taker)를 만든다


마음이 여리고 착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처럼 선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착한 행동에 상대방이 고마움을 느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마음을 갖고 있는 착한 사람은 무례한 테이커에게 피해를 입기 쉽다.


어쩌면 '호의를 베푸는 기버(giver)' '호의를 먹고사는 테이커(taker)' 만들 가능성도 있다. 주변에 있는 타고난 테이커를 경계하라고  하지만, 착한 사람은 멀쩡했던 사람도 염치없는 테이커 만들  있다. 반복된 호의를 받으면 상대는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호의를 베푸는 사람은 남을 도와주는 것을 즐긴다고 합리화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일반적인 사람이고 상대가 특히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다. 염치없는 테이커로 만든 후에 상대가  나의 호의에 아무런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까,  계속 나에게 바라기만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 늦은 것이다.


늘 고등어 머리가 맛있다고 말하던 시어머니에게 어느 날 며느리가 고등어 머리를 한 접시 가득 차려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눈치가 없는 며느리의 이야기이지만, 사람이 기쁘게 호의를 베풀면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상대가 착각할 수 있다는 점도 유추해볼 수 있다.


 주변에 테이커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이 사실은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정체를 숨기지 않았다면 애초에 가까워지기 힘든 유형의 사람일 것이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 가깝게 지내던 친구, 동료, 이웃들이 어느 순간 나에게 피해를 끼치는 테이커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이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염치없는 테이커로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에 착한 당신이 고통받는 것이다.




애초에 주변 사람을 무례한

테이커로 만들지 않는 방법


1. 상대가 나의 처지를 헤아려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정말 큰 욕심이다. 이 것이 욕심인 줄 알지만, 착한 사람들은 진짜 친구 사이이고 사이좋은 이웃이니 마음을 알아주겠거니 생각하게 된다. 큰 착각이다. 원하는 것 혹은 서운한 것은 상대에게 센스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 호의를 베풀 때는 꼭 생색을 내라. 착한 사람들은 생색내는 것을 싫어하고 도와주는 것 자체로 즐거움을 삼는다. 하지만, 호의를 베풀면서 적당한 생색을 내는 것은 미래에 올 괴로움을 막는 보험이라고 생각하자. 지인이 뭘 사다 주면서 가격표를 그대로 붙여서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생색도 괜찮은 것 같다. 그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티를 내는 것은 어떨까.


3. 남에게 호의를 베프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것'을 숨겨라. 착한 당신은 특히 친구에게 호의를 베풀 때 너무 행복할 것이다. 그래도 너무 좋다는 티를 내면 안 된다. 참자, 참자. 친구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더 행복할 것이다. 그래도 참자. 돕는 것 자체를 너무 행복해하면 상대는 반드시 오해한다. 상대는 나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도움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이다. 늘 마지못해 도와준다는 느낌으로 해야 한다. 


4. 앓는 소리도 가끔 해라. 주변 사람에게 넌지시 요즘 힘들다는 소리도 해야 한다. 비굴하게 동정심을 유발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나의 호의가 나에게 약간 부담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우리의 반복된 호의로 이미 무례한 테이커가 되어 버렸다면 이제 거절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아마 거절하는 것이 더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 그래서 애초에 주변에 무례한 테이커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을 즐기는 당신은 그냥 몰래 돕거나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어떨까.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금 계산적으로 해도 될 것 같다.




상대하기 힘든

무례한 테이커들


내가 무례한 테이커를 먹여 살리고 있더라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이 점점 더 요구가 심해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어쩔 때는 우리가 테이커에게 피해를 보고 있는지 모를 때도 있다. 이런 지능적인 테이커들을 잘 피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알아차리는 것도 어렵고 걸리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아래와 같은 변종 테이커들도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우리에게서 호의 그 이상을 기대하는 빌런 들이다.

테이커 + 사람을 조종하는 사람

테이커 + 동정 유발자


어느 순간에는 테이커의 요구가 지나쳐 거절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사람이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싫고,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같다. 다른 사람(가족)을 핑계로 삼아 거절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남을 걱정하기보다, 나 자신이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더 걱정하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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