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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심 Aug 20. 2022

싫은 사람이 있는 모임에 나갈 때

더 모임을 즐겨야 한다


싫어하는 사람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어쩔 수 없이 꼭 참석해야 하거나 우리에게 너무 의미 있는 모임이 있다. 왜 하필 우리가 싫어하는 그 사람이 그 모임에 나올까? 세상에 얼마든지 다른 모임이 있을 텐데... 그 사람 때문에 모임에 못 나가는 것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싫은 것을 참고 모임에 나가자니 모임 날이 다가올 수로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없던 위궤양도 생길 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안 나오길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모임에 가서 그냥 무시해야지 마음 먹지만, 막상 모임에 나가면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고, 싫은 사람이 더 싫어진다.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그 사람이 모임에서 했던 거슬리는 말과 행동이 계속 머릿속에서 재생되어 우리를 괴롭힌다.





싫어하는 사람 있는

모임에 임하는 자세


기본적으로 모임이 정말 즐겁거나 나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 비로소 싫어하는 상대를 좀 너그러이 봐줄 수 있다.


(1) 싫어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과 미리 연락하여 친밀감을 높인다. 모임 전에 잠깐 만날 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게 하기는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 혹은 연락(전화나 메시지)을 주고받는 것이 좋다 (너무 자세한 얘기는 피하고 모임으로 미루자). 아니면 사람들의 근황을 대략적으로 뒷조사 (소셜미디어)를 한다. 일단 오랜만에 모임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과 친밀감을 느낀다면, 싫어하는 사람을 대하기가 약간 쉬워질 것이다. 또 싫어하는 사람은 당신이 다른 모든 사람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아 특별히 말과 행동을 조심할지도 모른다.


* 모임 전에 친구들로부터 메시지 받은 적 있을 것이다. 이 원리를 체득한 사람들이다.



(2) 모임을 최대한 즐겨라. 평소보다 더 많이 웃고, 더 기분을 업시켜야 한다. 남들이 조금 재미없는 얘기를 해도 크게 웃어라. 자신이 미친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박수도 많이 치고 리액션도 크게 해라 (스트레스받는 거보다 살짝 미치는 게 낫다). 모임의 분위기에 몰입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있으면, 어김없이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우리의 관심을 끌어 싫은 감정이 차오를 것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끊임없이 우리의 뇌를 바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데 모임전 사람들과 사전 교감한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쉴 틈 없이, 끊이지 않고 이야기 꽃을 피워야 한다.



(3) 싫은 사람이 더 싫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싫은 사람이 하는 소리는 멀리 떨어져 앉아도 잘 들린다. 신기하다. 그 말에 더 싫은 감정이 생길 것이다. 이것은 진화의 결과다.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부정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갖도록 하는 본능 때문이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쉴사이 없이 우리의 관심을 그 사람 외의 다른 사람에게 쏟아야 한다. 잠시라도 지루하면 우리의 관심은 꼴 보기 싫은 사람에게 어느새 돌아가고, 언제까지 거지 같은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나 썩어가는 귀를 안쓰러워해야 한다. 티 안 나게 철저하게 무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소 닭 보듯 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무시할 필요도 없이 관심을 다른 것에 두어야 한다.




(4) 수행자 모드: 미워할 것도 좋아할 것도 없다는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그런 경지는 멀고 험하다.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이치에 착안하여 상대에 대한 미움을 줄이는 방법은 몇 가지 있다.

- 사람을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가 싫은 것은 자신이 사람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는데 상대가 그 기준보다 못하기 때문에 미운 것이니, 그 기준을 낮춰 생각한다

- 내가 오해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사람의 인식과 판단은 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다. 상대가 한 번 눈밖에 나면 안 좋은 면만 보게 되어 점점 미워지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편향된 것에서 미움이 커진 것일 수도 있다.

-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본다. 그런 마음을 내는 것만으로 두드러기가 날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나를 위해’ 그렇게 한다는 마음을 갖는다. “그래, 너도 너희 집에서는 귀한 아들/딸이지”라는 마음을 갖고 너그런 마음을 내본다.





상황에 따른

싫은 사람 대응 전략



(1) 싫어하는 사람이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인 경우: 최악이다. 모임에 그만 나가는 게 어떨까? 포기하기는 싫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모임에 나가고 싶다면 위의 방법을 충실히 따르자. 그리고 위축되지 말고 주도적으로 모임에 참여한다. 모임을 주도하는 그날까지...



(2) 당신이 싫어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인 경우,

그동안 잘 숨겨왔으니 잘한 거다. 계속 모르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 상대가 더 싫어지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더 싫어하게 되면 언제가 티가 날 수밖에 없고 상대도 이것을 알아차리고 나를 싫어하게 되어 결국 원하지 않는 다툼을 하게 될 수 있다. 심하면 편이 갈리고 또 수 싸움에 밀리면 모임에서 쫓겨난다. 그러니 어디를 봐도 싫어할 만 상대이긴 하지만, ‘나를 위해’ 더 싫어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싫어하는 사람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리고, 예전에 했던 거지 같은 말을 떠올리지 않도록 노력하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3) 서로 싫어하는 것을 아는 경우

서로 안다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니 어쩌면 나을 수도 있다. 서로 알면서 영원한 휴전상태로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잠재적인 충돌이 언젠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대비해야 한다. 치사하지만 사람들을 미리 포섭할 필요가 있으니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것을 고민하고 신경 쓰는 것이 더 싫을 것이다. 그래서 싫은 사람이 더 싫어진다. 그래도 참자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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