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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의택 Jan 27. 2023

경험 시너지를 높여주는 연결성 UX

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연결성 UX 원칙

디지털 기술은 공기와도 같이, 이제는 우리 생활의 모든 곳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디지털 디바이스들과 앱 서비스들에 둘러싸여 살게 되었는데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PC와 같은 개인용 IT 디바이스와 자동차의 스크린들을 연결해 사용하거나, TV, 세탁기나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을 연동 앱으로 원격 제어하여 사용합니다. 이러한 연결성 UX의 저변에는 디바이스 간의 연결을 위한 와이파이(Wi-Fi)나 블루투스(Bluetooth)와 같은 네트워크 기술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간의 원활한 정보 교환을 위한 클라우드(Cloud) 기술이 발전되었기 때문입니다.


연결성 UX는 디바이스 간에 정보를 교환해 주거나, 하나의 디바이스의 마우스나 펜과 같은 입력 장치로 다른 디바이스를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이러한 디바이스 간의 연결뿐만 아니라 디바이스와 서비스, 그리고 서비스 간의 연결을 통해 시너지 높은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디바이스와 서비스들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과 같이, 연결성 UX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결성 UX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의 생태계를 들 수 있습니다. iPhone, Mac, iPad 그리고 Apple Watch가 하나의 연결된 기기로 Apple만의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단일의 디바이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iPad에서 이메일을 쓰다 Mac으로 옮겨다 쓸 수도 있으며, 두 디바이스 사이를 넘나들며 마우스나 Apple pencil로도 경계없이 정보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디바이스와 서비스 간의 연결을 통해 경험의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고객을 애플 생태계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락인(Lock-in) 시킵니다.

애플 생태계 (출처. medium.com)


또 다른 예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든 토스를 들 수 있습니다. 토스는 그동안의 이용하기 불편한 금융 서비스를 탈피하고자 만들어진 서비스 플랫폼인데요. 다양한 브랜드의 금융 서비스들로부터 송금, 대출, 결제, 보험,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들을 통합하여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는 파편화된 금융 서비스들을 연결을 통해 새로운 사용자 가치 제공과 비즈니스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 통합 플랫폼 서비스, 토스 (출처. toss.Im)


그렇지만 다양한 디바이스와 서비스의 연결은 우리의 생활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는데요. 디지털 대상 간의 연결 경험은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물리적 세계에서의 연결 경험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 절차는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결성 UX를 통해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해 주되, 그 과정을 쉽고 매끄럽게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이번 글에서는 연결성 UX를 어떻게 디자인해야 사용성의 저하없이 그 유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쉬운 연결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연결성 UX의 편익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려면, 디바이스나 서비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용자는 연결 과정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그 절차가 복잡할 경우 연결을 포기하기 십상인데요. 사용자가 많은 시간과 인지적 노력을 들이지 않더라도 쉽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UI를 디자인해야 합니다.


아래의 예시는 스마트폰의 연동 앱으로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과정인데요. 내 집 안에 연결할 수 있는 가전 제품들을 앱으로 한 눈에 살펴보고, 그 중 연결하고자 하는 제품에 태그와 같은 방식으로 연결하면 앱으로 가전 제품을 편리하게 원격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사용자는 물리적 세상의 가전 제품 이미지와 유사하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태그와 같은 직관적인 방법으로 연결할 수 있는데요. 사용자는 물리적 세상의 멘탈 모델을 이용해 디지털 세상에서의 연결 방법을 쉽게 예측할 수 있어, 이는 사용자의 인지적 부담을 덜어 줍니다.


스마트폰 연동 앱에서 제품 연결 과정 (출처. LGE.com)


번거롭고 복잡한 연결 과정을 최소화 해주는 디자인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데요. 아래는 토스 앱에서 은행 및 카드 등을 포함한 자산들을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인증서에 등록된 은행 계좌로 한번에 불러와 이중에 활용할 계좌를 선택해 토스 앱으로 연결하여 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일일이 하나하나의 은행과 카드 등을 탐색해서 연결할 번거로움 없이 한번에 연결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인증서로 계좌 한번에 연결하기


초기 연결뿐만 아니라, 재연결할 때에도 사용 맥락에 따라 편리하게 연결되는 것이 필요한데요. 아래는 자동 핫스팟 기능으로 한번만 Wi-Fi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필요한 상황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Wi-Fi에 자동으로 연결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의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자동핫스팟 기능 (출처: Samsung.com)


또 다른 예로 다음은 AirPods의 자동 착용 감지 기능인데요. AirPods을 귀에 꽂으면 오디오 경로를 자동으로 AirPods으로 변경해 줍니다. 이때 AirPods을 잠시 귀에서 빼게 되면 실행 중이던 음악이 멈추고 다시 꽂으면 자동 재생해 줍니다. 사용 맥락에 따라 필요한 기능을 알아서 연결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는 번거로운 연결 과정 없이 음악 감상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동 착용 감지 기능 (출처: 머니투데이)




2. 끊김 없이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사용 맥락에 따라 동일한 과업을 여러 디바이스를 오가며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 때 특정 디바이스에서 과업을 수행하다 다른 디바이스로 전환해도 과업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연속성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과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폰으로 보던 영상을 TV 화면으로 연결하여 볼 수 있는 미러링(Mirroring)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스마트폰으로 TV 리모컨에 가져다 대면 스마트폰에서 보던 영상이 TV 화면으로 연결되는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간편한 탭만으로도 영상 콘텐츠를 끊김없이 더 큰 TV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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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링 기능 (출처: LGE.com)


이러한 연속성 경험은 콘텐츠 감상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요구되는 과업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예는 Handoff 기능으로 한 디바이스에서 작업하던 과업을 주변의 다른 디바이스로 전환해 계속 이어서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예를 들면 Mac에서 작업하던 텍스트를 복사해 iPhone으로 붙여넣기를 할 수 있고, iPhone에서 보던 인터넷 브라우저를 Mac으로 이동해서 이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는 사용 맥락이나 과업에 유리한 디바이스로 연결해 과업을 이어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핸드오프 기능 (출처. Apple.com)


연결을 통해 디바이스나 앱 서비스 간의 전환 시에는 UX의 일관성 유지가 필요한데요. 하나의 익숙한 디바이스에서 그와 연관된 다른 디바이스로 전환되었을 때 일관성이 유지된다면, 사용자는 별도의 학습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애플 생태계의 디바이스와 서비스들은 동질한 UI를 통해 일관성 높은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디바이스 전환 간에도 사용성 높은 경험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일관성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애플 생태계 (출처: Apple.com)


연계된 작업을 하는 디바이스나 앱 서비스들 간에 서로 관련된 정보나 설정 값이 연동된다면, 사용자에게 더 편리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예는 세탁기로부터 세탁 코스 정보를 넘겨받아 건조기가 자동으로 건조 코스를 추천하는 스마트 페어링이라는 기능인데요. 사용자는 세탁이 완료된 후 추가 설정 없이 건조기 시작 버튼만 누르면 적절한 설정 값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작업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페어링 (출처: LGE.com)




3. 연결을 통해 시너지 높은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디바이스의 목적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와 기능이 결정이 되기 때문에 만능인 디바이스는 없을 텐데요. 연결을 통해 디바이스 별로 가진 강점과 약점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살린다면, 사용자는 과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래의 Sidecar 기능을 들 수 있는데요. 사용자는 노트북을 메인 디바이스로 활용하면서 Sidecar 기능을 이용해 태블릿 PC를 세컨드 디스플레이로 확장하거나 미러링해 더 넓은 화면을 활용하거나 멀티태스킹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트북의 마우스나 트랙패드 대신 펜슬을 사용해 태블릿 PC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 편집과 같은 정교한 과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Sidecar 기능 (출처: Apple.com)


또 다른 예로 아래와 같이 스마트폰을 TV 리모컨처럼 연결해 쓸 수 있습니다. 최근 TV가 스마트하게 진화되면서 사용자들은 직접 검색 기능을 통해 콘텐츠를 찾아 감상하는데요. 이 때 리모컨의 버튼을 이용해 문자를 입력하기에는 느리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에 스마트폰 앱으로 TV에 연결하여 문자 입력에 더 효율적인 스마트폰의 키보드를 활용해 콘텐츠를 검색하되, 큰 화면을 가진 TV로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시너지 높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키보드로 TV 문자입력하기 (출처: Samsung.com)




4. 통합 제어를 통한 간결한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다양해진 디바이스와 앱 서비스만큼이나 사용자가 이를 사용하기 위해 제어해야 하는 부담은 늘어날 수 밖을 없을 텐데요. 이러한 파편화된 제어 경험을 통합해 준다면 사용자가 겪는 부하는 그만큼 줄어 들 수 있습니다.

통합 제어의 대표적인 예로 가전 제품을 원격으로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연동 앱을 들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 앱으로 집 안의 가전 제품들을 연결해 제어한다면, 일일이 다양한 가전 제품을 제어하고 진행 현황을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간결해진 단계 만큼이나 사용자는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가전제품 원격 제어 앱 (출처. LGE,com)

최근 들어 콘텐츠 시청 행태가 다수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변화되면서, 사용자는 컨텐츠 검색과 다양한 계정 관리에 부담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파편화된 OTT 서비스 이용 경험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OTT 서비스의 구분없이 통합화된 검색과 추천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을 제공하는데요. 이를 통해 사용자가 OTT 서비스 개별로 원하는 콘텐츠를 탐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스마트 TV 홈 화면을 통해 OTT 서비스 통합 추천 (출처: LGE.com)


이러한 파편화된 서비스를 통합하는 흐름을 금융 서비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데요. 아래는 송금, 결제, 증권, 보험과 같은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동차, 통신, 부동산과 같은 일상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들을 하나의 금융플랫폼 앱에 통합하여, 각 서비스들의 접근성을 높여주면서 개별로 설치 및 등록하는 사용자의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금융과 생활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 앱 (출처. KB국민은행)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연결성 UX는 디바이스와 서비스들의 의미있는 연결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경험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고객을 Lock-in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연결 과정에서의 복잡성과 번거로움과 같은 사용성에 대한 Bottleneck은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사용성은 주어진 네트워크나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적 인프라의 제약 하에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의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디자인할 것인지에 대한 더 높은 난이도의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근본적으로 제품과 제품, 서비스와 서비스, 그리고 정보와 정보들을 어떻게 연결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더 나은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지에 대한 UX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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