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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뽈삐래 Aug 11. 2022

03. 디스 이즈 라스베이거스

#2 전망대에 놀이기구가 있다고?

 ‘스트라트 호텔 & 카지노 The Strat Hotel & Casino’ 위에 있는 전망대인 스카이포드에 오르면 라스베이거스가 한눈에 보인다. 라스베이거스 대로를 거닐 때는 느낄 수 없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라스베이거스가 사막에 지어진 도시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위대한 문명의 발전과 경이로운 자연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조화롭게 보여주는 도시. 라스베이거스다.


 성층권이란 뜻의 ‘스트래토스피어’는 350m 높이의 전망대 ‘스카이포드 SkyPod’ 위에 있는 ‘익스트림 놀이기구 Thrill Rides’가 되시겠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높으며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 위에 있는 놀이기구이다. 스트래토스피어는 세계 무서운 놀이기구 톱 10에 들어가며 라스베이거스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곤 한다.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우리는 망설임 없이 이곳을 일정에 포함시켰다. 3종류의 놀이기구가 있는데, 한국의 놀이기구와 비유하자면, ‘엑스 스크림 X-Scream’은 짧은 열차, ‘인세니티 Insanity’는 자이로 스윙, ‘빅 샷 Big Shot’은 자이로 드롭이다. 쓰릴 라이드에 대한 우리의 총평은 ‘실망’. 이 정도가 세계에서 10위 안에 들 정도로 무섭다니. 평가단 구성 좀 봅시다. 고소공포증이 없다면 경주월드가 훨씬 더 간담이 서늘할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하루 동안 무제한 방문하여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구매했다. 한낮에 입장하여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놀이기구를 즐겼다. 우리가 강심장인가? 무서움의 비명 대신 신남의 환호를 질렀다. 하지만 몇 번 타다 보니 감흥이 떨어졌다. 재미없어.

미국 라스베이거스_엑스 스크림

 엑스 스크림은 전망대 끝자락에 있는 레일을 따라 작은 기차가 앞 뒤로 움직인다. 레일의 경사가 달라지기도 하고 다양한 변주를 주려고 하나 문제는 레일이 짧아도 너무 짧다. 전망대 자체가 작은데 뭐 얼마나 대단한 사이즈를 만들 수 있겠는가. 처음 탈 때만 급정차에 깍 소리도 지르다가 서너 번째 타니 무덤덤해졌다. 사전에 동영상과 사진을 찾아보면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할 정도로 무서울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금방 식상해졌다. 뭔가 타다만 기분.

미국 라스베이거스_인세니티

 인세니티는 롯데월드의 '자이로 스윙'과 비슷한데 높이는 훨씬 더 높고 게다가 좌석이 70도까지 기울어져 안전벨트를 꽉 쥐게 된다. 문제는 빙빙 도는 속도가 꽤 빠르다. 이거 한번 타고 언니는 멀미를 호소하며 긴 휴식을 취했다. 좌석에 탑승하고 안전벨트 확인이 끝나면 집게발이 허공으로 이동하더니 조금씩 좌석 간의 간격이 벌어지며 마구 회전하기 시작한다. 아이고 머리야. 어지러워서 예쁜 야경도 눈에 안 들어왔다.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고 탑승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_빅 샷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빅 샷은 전망대 위에 설치된 '자이로 드롭'이라 보면 되는데 가장 많이 탔고 처음부터 끝까지 스릴감 최고였다. 꼭대기에서 낙하하기 전에 뱅글뱅글 돌며 눈치싸움 시작할 때는 간이 조마조마했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직전 그 찰나에 몸이 공중에 살짝 떠서 어깨 벨트에 내 어깨가 닿을 때의 그 짜릿함. 이건 좀 제대로 된 스릴 라이더였다. 우리는 평일에 이용했고 놀이기구 이용 시에 5분 이상 기다려본 적이 없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빅 샷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타기도 했다.


 일몰 시간 맞춰 다시 찾았다. 빨갛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며 놀이기구를 타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낭만적이었다. 반짝이는 라스베이거스의 야경까지 보며 야무지게 자유이용권을 이용했다. 낮부터 밤까지 다채롭게 놀이기구와 라스베이거스의 전경을 제대로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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