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배 Sep 19. 2022

돈벌이 게임이라는 프레임

웹3 게임 Part1.

웹3 게임의 본질적인 문제는 P2E(play-to-earn)다.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번다는 캐치 프레이스는 수많은 사람을 현혹했고, 웹3 게임은 돈이 된다는 고정관념이 생겨 버렸다. 엑시인피니티(Axieinfinity)를 필두로 각종 게임이 수익화에 초점을 맞춰 제작됐다. 


게임성이 아닌 수익성을 중점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플레이어보다는 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게임 출시 후 빠르게 수익화하여 게임을 떠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잽싸게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 이를 반복한다. 게임으로 포장된 투기장이 양산된 것이다. 

출처: AxieInfinity

프로젝트팀은 NFT와 토큰 사전 판매로 수익을 챙긴다. 초기 투자자들은 NFT와 토큰을 신규 투자자에게 판매하여 이익을 얻는다. 그리고 이 신규 투자자는 다음 신규 투자자로부터 이익을 얻게 되는 폰지 구조가 형성된다. 그러다 게임 플레이를 통한 수익이 신규 투자자 유입 감소와 함께 메말라가게 되면서 게임 생태계는 종말을 맞이한다. 아무런 가치를, 그렇다고 재미를 창출하지도 않는 게임의 수명은 짧을 수밖에 없다.


게임 프로젝트의 NFT 사전 판매와 토큰 배포로 인한 개발비 충당은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하지만 구매자 대다수가 투자자인 상황에서는 수익성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게임보다는 NFT의 가치 유지토큰 활용처 확대에 비중을 두게 되는 이유다. 


문제는 개발 시간이다. 일반적인 게임을 만드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1~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대규모 RPG는 더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들의 개발 속도를 기다려줄 투자자는 많지 않다.

'wen'은  'when'의 줄임말로 NFT, 토큰, 게임 등의 출시를 재촉하는 의미로 사용         출처: Yummi Community

투자자와 일부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빠른 수익화를 원한다. 하지만 실제 게임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P2E 열풍 초기에는 개발 시간이 짧은 단순 플래시 게임이 즐비했다. 


이후에는 무한돌파 삼국지, 판도니아의 전설 등 기존 모바일 게임에 토큰을 추가한 게임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게임 내 재화의 가치 형성과 건전한 토크노믹스 생태계를 구축하기에는 웹3 게임의 히트앤드런(hit and run) 수익화 속도는 지나치게 빨랐다.


게임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의 즐거움은 물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중요하다. 하지만 출시 후 빠르게 탈출하는 투자자로 인해 빛을 보기도 전에 잊혀진다. 애초에 게임성 자체가 없는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도 있지만, 단시간에 대작이 나오긴 어렵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게임을 개발하는 팀도 수익성 때문에 성급하게 게임을 출시하거나 조잡한 베타 버전을 조금씩 푸는 방식을 택한다. 기다림에 지친 프로젝트 지지자들은 서서히 감소한다. 결국 투자자든 플레이어든 불완전한 게임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웹3 게임은 퀄리티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던 기존 게임사들이 가세하기 시작하며 퀄리티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컴투스는 기존 IP 기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넷마블은 자체 메인넷을 준비 중이며, 위메이드의 경우 100개의 블록체인 게임을 2023년 이내에 선보여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 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자원과 경험이 풍부한 게임사들의 합류가 웹3 게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게 될까? 아직은 회의적이다.


웹3에 진입하고 있는 게임사들도 대부분 기존 P2E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NFT 사전 판매는 물론 게임성보다는 현금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관심받았던 위메이드의 ‘미르4’는 게임의 재미보다 채굴을 통해 현금화할 수 있는 흑철이 부각됐다. 넷마블은 자체 게임과 자회사 등을 통해 NFT를 판매하고 있으며 P2E란 수식어가 계속 붙고 있다. 


이처럼 기존 게임사마저 P2E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웹3 게임의 대중화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P2E는 대중 참여를 가로막는 하나의 진입장벽이기 때문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