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OSONO Jan 31. 2024

밀라노에서 살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하기-첫번째 이야기

 횟수로 8년 차에 접어든다. 남편의 주재 발령으로 시작해서 우리가 밀라노에서 살기 시작한 지. 이 말은 즉 월2,500유로가 우리 통장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갔다는 의미이다. 정확히 계산해보면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에 이곳에 눌러 살기로 결정하면서 남편이 회사를 관군 그 시점부터는 우리가 그 돈을 꼴아 박으면서 살았다는 말이다. 2,500*12개월*4년. 대충 계산이 될 것이다. 12만 유로…




  진작에 집을 사지 않았냐고 궁금할 수 있겠다. 사실 우리 부부는 무슨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곳에 눌러 살아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귀임 발령은 당연했고, 남편은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나이도 마흔을 넘어섰고, 본인이  나이가 들면 이직이나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일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렇지만 호기로운 우리 부부가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코.로.나 였다. 결국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이사갈 집을 물색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알아보는  어려운데 외국인인 우리가 집을 빌리는 게 아니라 집을 사는 것은 예상보다 더 힘들었다. 우선, 조건에 맞는 집이 없었다. 아이들 학교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서, 아이  포함 다섯 식구가 살기에 넉넉한 평수, 그리고 마당이 있는 집을 찾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이곳은 한국처럼 재건축이 많지 않고,  눈에 너무 낡아보이는 40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가급적 지은  오래 되지 않은 집을 찾다보니 내린 결론은 차라리  집을 분양받아 입주하는 것이 낫겠다였다.

 그리고, 외국인인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았다. 계좌 잔액, 재산 추정액, 신분 소명에 이르기까지…

 분양 예정인 아파트를 찾아다니며 모델하우스를 보고 상담한 결과 지금 사는 곳에서 10여분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인 아파트를 분양 받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2년을  기다렸다. 애초에 작년 9월에서 10월에 입주 예정이었지만,  또한 공사가 계속 지연되어 해를 넘겨 지금에서야 공사가 완료되었고, 겨우 comune-구청정도로 해석할  있겠다-에서 입주 허가가 얼마 전에야 떨어져 이제서야 이사가 ..하게 되었다.


 드. 디. 어

1월 마지막 주 일요일을 이삿날로 결정했다. 부지런히 이삿짐을 싸고 필요없는 물건과 책, 장난감을 쓰레기 처리장에 일일이 갖다 버렸다. 세 아이들을 데리고 새 집을 가서 보여주었다.

우리 다섯 식구의 새 보금자리.

그런데,

차근차근 잘 흘러가던 일이 지난 금요일 남편이 은행을 다녀오고 나서 어그러지고 말았다.

 남편은 지금  주인에게 이미 이사계획을 고지했고 우리는 지난 일요일에 이사를  생각이었다. 은행에서 모기지 심사가 당일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국과 달리 이곳은 모기지 대출이 심사 신청  3 정도가 지나서야 가능하단다. 이를 몰랐던 우리는 심히 당황했다. 집 주인 할아버지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고, 이삿짐센터에도 사정을 얘기하고 일정을 조절해야 했디. 결국 우리의 이사는  달이  미뤄진 상황이다.

하지만 난관이 이게 다가 아니다. 이마저도 우리가 신청한 대출액이 전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것. 대출가능액 DSR이 이탈리아는 30% 수준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고비를 넘기면 또 한 고비가 나오고, 정말 이제는 다 끝났다 싶었는데도 이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니 기운이 다 빠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지. 끌고 가다보면 이것도 끝을 보겠지 하는 마음이다.


그래도, 얼른 이제는 이사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소함의 소중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