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내 집 마련하기
담담하다. 이사를 하면 뭔가 엄청나게 내 삶이 변할거라 생각했는데 똑. 같.다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이루면 인생의 미션 하나를 완료한 기분이어야 할텐데 솔직히 나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아니,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에구머니나 이제 진짜 어쩌지.
나는 정말 여기에서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거구나.
한국으로 돌아갈 날은 더 멀어지는 셈이구나.
그런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항상 내일이라도 떠나면 그만이지 하는 심정으로 마음은 두지않고 한 발만 걸쳐놓고 살았는데,
집이 있으니 이제 여기에 마음을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착잡하기 그지없다.
남편이 회사를 관두고 이곳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자고 했을 때 나는 선뜻 그러자고 했다. 사실 나는 그 당시 남편이 1년정도 본인이 부딪혀보고 잘 몰랐다. 실수였다.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곧 코로나가 터지고 2년을 그럭저럭 버티니 아이들이 걸리는 시기가 된 것이다.
세 아이가 고등학교를 끝내는 나이가 되면,
그 때에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는 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걸까.
아직 채 정리되지 않은 이삿짐을 보면서
이 공간에 익숙해지려면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까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