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겨울나무

by 민휴

[26.1.30.]


나이 드신 어머니들의 헤어스타일은 대부분 짧은 파마를 한다. 마른 잎이 있는 나무들의 이파리 제거 작업을 보름 만에 하우스를 한 바퀴 돌며 마무리했다. 아직, 초록이 남아 있는 한 품종과 봄에 보식해서 어린 나무들이 군데군데 박혀 있다.


유난히 가지가 얇고, 잎이 많이 달린 품종이 남아 있다. 가지도 많아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나무에 초록으로 남아 있는 이파리들은 뒤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급한 할 일을 이제 거의 다 마친 할머니들의 헤어스타일처럼.


무엇에 놀라서, 무언가로부터 보호하려고, 한껏 감싸는 모양새다.


추위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고,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다. 바삐, 놀리던 손동작이 조심스러워지는 지점이다.


나도 엄마의 뱃속에서 태아로 웅크리고 살았고, 춥거나, 잠이 들 때 그런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살려고, 끝까지 살아남으려고 웅크려지고, 모든 것을 내주려고 구부려지고 버석해지는 우리네 어머니를 생각하게 한다.


이파리를 떨군 나무들이 연둣빛 싹을 올리고, 초록으로 무성해져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찬 정원이 될 날들이 기다려진다.




[26.2.4.]


블루베리 하우스에서 이파리 따기 작업 20여 일째다. 나뭇가지가 부드럽고 이파리도 많고, 키가 커서 작업하기 어려운 품종만 남았다. 이제야 총작업량의 40%가량 남은 것 같다.


그 와중에도 예쁘게 단풍 든 이파리를 만나면 사진을 찍는다. 은행잎, 단풍잎을 책갈피에 넣어 말렸다가 크리스마스 카드에 붙였던 기억이 난다.





어쩌자고 혼자만 저리 붉고 예쁜 물이 들었을까? 이리 오래도록 블루베리 이파리랑 씨름을 하고 있어서 생각을 바꿔 보기로 한다.


- 나는 식물 키우기가 취미다.

- 나는 생명을 사랑한다.

- 나는 서 있는 것이 좋다.


윤고은의 EBS 라디오 북 카페의 소설과 시 코너를 다시 듣기로 계속 들으면서 오늘도 여러 편의 소설을 들었다. 작업하기 바빠서 글 올릴 틈도 없었다.


부지런히 기부 콩을 모아야 연말에 돕기 성금 금액이 더 커질 텐데, 조금 더 부지런히 글을 올려야겠다. 작년에는 공부하고 싶은데, 학습지를 못 산다는 학생에게 기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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