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없이도 스페인 이곳저곳 누빌 수 있어요
오늘은 여행기가 아닌, 뚜벅이 여행자를 위한 스페인 교통 팁을 담은 글로 찾아왔다. 2017년,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머물 당시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할뿐더러 겁이 많았기에 '가장 검증된 수단'인 고속버스와 기차, 저가항공 등을 애용했다. 그러다 보니 한정된 수단으로 방문할 수 있는 대도시 위주로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왔다.
때문에 오늘은 한국에서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방법으로 스페인의 소도시들을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방문할 수 있는 팁들을 전수해보려고 한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여러분이 반드시 방문했으면 하는 소도시들까지 살짝 '영업'해 보겠다.
1. 세르까니아(Cercanía)
첫 번째로 소개할 교통수단은 스페인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운행 중인 세르까니아(Cercanía). 이 경전철은 마드리드, 빌바오, 발렌시아 등 대도시 거주자들의 원활한 통근과 근교 거주민들의 이동 시간 단축을 위해 운영된다.
세르까니아는 교통체증이 심한 스페인 출근 시간에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비교적 접근성이 낮은 교외 지역까지도 연결성이 뛰어나 나 역시 애용하는 수단이다. 간혹 2층 열차도 발견할 수 있고, 일반 지하철에 비해 매우 깨끗하고 쾌적함에 비해 이용 금액은 매우 합리적이다.
여행자들에게 있어 세르까니아의 최대 장점은 '예약이 필요 없다'는 것. 도시 곳곳에 위치한 세르까니아 역의 매표 기계에서 즉시 표를 구입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다. 매표기는 영어 및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니(아쉽게도 한국어는 아직이지만), 처음 이용하는 사람일지라도 무리 없이 빠르게 티켓 구매가 가능하다.
세르까니아 3호선 열차로 여행할 수 있는 아랑후에스(Aranjuez)는 차분하고 잔잔한 강이 흘러 청량한 느낌을 지닌 소도시이다. 17세기 스페인 왕실의 사냥터로 쓰였던 섬의 공원(Jardín de la Isla), 왕족의 여름철 거주지였던 아랑후에스 왕궁(Palacio Real de Aranjuez) 등 다양한 볼거리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멋들어져 봄과 가을철 방문하기 딱 좋은 마드리드 근교 여행지이다.
나바세라다(Navacerrada)는 '마드리드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산골 마을이다. 겨울에도 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마드리드에서는, 많은 이들이 매해 말 나바세라다에 설치되어 있는 웹캠을 바라보며 나바세라다 산에 눈이 쌓이길 기다린다.
8호선 열차에 탑승해 Los Molinos 역 또는 Cercedilla 역에서 내린 후 택시를 이용하면 10분 안에 나바세라다에 도착한다. 스노우트래킹, 눈썰매, 스키 등 다양한 레저 활동과 옛 오두막집에서 뜨끈한 겨울 수프를 즐길 수 있는 나바세라다를 잊지 말 것!
2. 블라블라카(Blablacar)
'블라블라카(Blablacar)'라는 귀여운 이름의 공유차량서비스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및 중남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운전자 좋고 탑승자 좋은 웹사이트 겸 어플인 블라블라카는 한 회원이 본인이 이동할 경로를 등록해 두면, 출발지 및 도착지가 겹치는 타 회원이 소정의 금액을 내고 동승할 수 있는 일종의 카풀 서비스이다.
일면식 없는 이의 차에 탑승하는 것이 걱정되거나 부담스럽다면? 블라블라카 사이트 및 어플에서 운전자 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이 인증을 거쳐 리뷰를 남길 수 있고, 운전자는 이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 때문에 내가 어떤 차를 타는지 세세히 파악할 수 있고, 영어 등 본인이 선호하는 언어 구사자를 골라 탑승시간 및 접선 장소 역시 조율할 수 있어 편리하다.
블라블라카는 어떤 이에게 안성맞춤일까? 나는 '일반 교통수단으로 방문하기 힘든 곳블라블라카는 어떤 이에게 안성맞춤일까? 나는 '일반 교통수단으로 방문하기 힘든 곳'에 갈 때 가장 적절하게 쓰이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렌터카는 가격 문제로 부담스러운 뚜벅이 여행자들이 스페인 구석구석을 둘러보고자 할 때 사용했으면 한다.
옛 포스트(https://brunch.co.kr/@thingsee/3)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브리우에가(Brihuega).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 브리우에가는, 여름철 이삼 주간 활기를 띄며 눈부신 보랏빛으로 물든다. 바로 라벤더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브리우에가는 마드리드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이면 방문할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도시이지만, 반드시 블라블라카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마을에서 30여분 떨어진 라벤더 밭이 축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때 자가용이 없어 방문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들을 보았기에, 공유차량서비스가 참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브리우에가 축제 시즌에는 많은 이들이 마드리드를 비롯한 인근 대도시에서 라벤더 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을 즐기러 오고 가는 차량을 블라블라카에서 검색해 보랏빛 꽃 융단까지 알차게 즐기고 오면 완벽할 듯하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도시는 파토네스 데 아리바(Patones de Arriba)이다. 이름의 아리바(Arriba, 스페인어로 '위쪽')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마을은 산속에 숨겨져 있는 중세풍 도시이다. 실제로 높은 산의 정상 부분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기에, 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도 프랑스 군이 이 마을을 찾지 못해 옛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들판 장면을 연상시키는 파토네스 데 아리바. 하지만 산꼭대기에 위치해 뚜벅이 여행자라면 방문하기 정말 힘든 곳이다. 하지만 블라블라카를 이용해 편리하게 이 마을에 다녀온다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 저가 시외버스
한국이 그러하듯, 스페인 역시 굉장히 많은 시외버스 회사가 존재한다. 한국의 프리미엄 버스 스타일의 고퀄리티 고속버스와 달리, 좌석 비지정제 시외버스로 갈 수 있는 근교 도시 노선이 상당히 잘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
여기서 추천해 드릴 여행지는, 대부분의 여행자 분들이 기차로 이동하고는 땅을 치며 후회하는 곳들이다. 그 이유는? 기차역에서 도시 중심부까지의 거리가 상당한데, 이를 모르고 탑승한 이들이 무거운 짐을 든 채 구글맵에 의존해 오랜 시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드리드에서 시외버스로 방문하기 딱 좋은 여행지들을 구경하러 떠나 보자.
이 도시는 어딘가 낯이 익지 않은가? 지난 포스트(https://brunch.co.kr/@thingsee/12)에서 소개한 세고비아(Segovia)이다.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고 식문화 역시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마을이다. 세고비아에 처음 방문했을 때, 마드리드에 거주하고 있던 친구의 추천으로 버스를 이용했다.
마드리드 교통의 요지 몽클로아(Moncloa)역 및 기타 버스 터미널들에서 쉽게 세고비아행 시외버스표를 구매할 수 있다. 오고 가는 시간을 미리 정해 두었다면 왕복표를 한 번에 살 수도 있다.
오늘의 마지막 여행지는 톨레도(Toledo)이다. 한국 연예인들의 신혼여행지로 유명세를 탄 만큼 로맨틱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매력적이다.
톨레도 기차역의 경우 도시 중심지까지 하염없이 걸어야 하는 먼 곳에 있는 반면, 관광 포인트가 모여있는 구시가지의 바로 맞은편에 시외버스 탑승지가 위치한다. 시간과 체력 보충이 생명인 이라면, 반드시 버스로 이동할 것!
한 국가의 '진짜' 얼굴을 보고자 한다면, 각 지역의 소도시에 꼭 들러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지인들과 더 밀접하게 소통하며 그들의 가치관과 행복을 엿볼 수 있고, 대도시 대비 저렴한 가격에 로컬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 여행자와 학생들은 차를 이용해 작은 마을들에 가는 것이 여간 쉬운 게 아니더라.
하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교통수단들로 스페인 내 언하는 도시에 쉽게 갈 수 있음을 기억할 것. 세르까니아, 블라블라카, 시외버스로 여러분만의 루트를 개척해 본다면 더욱 알차고 유니크한 기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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