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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시 Aug 27. 2023

스페인 카페에서 '아아'를 주문하면...

스페인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방법 3단계 

 스페인을 비롯한 서유럽을 여행하신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맛난 아이스커피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걸요. 스페인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다인종 국가임에도, 식문화에 있어서는 '쇄국주의'에 가까운 오리지널 레시피를 고집합니다. 때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커녕 바닐라 라떼, 캐러멜 마끼아또조차 찾기 힘들었죠. 


 다행히 스페인 내에서도 트렌디한 카페와 스페셜티 커피 열풍이 불어옴에 따라,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아아 수혈'이 조금이나마 쉬워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말차 라떼, 베트남 연유 커피, 레드벨벳 라떼를 파는 카페까지 생겨날 정도이니 말 다했죠! 


 물론 스타벅스와 코스타 커피 등 체인 카페에 방문하면 아이스커피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스페인에서 살아보듯 여행하고자 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현지인처럼 커피를 주문하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려고 해요. 숫자 세기보다 쉬운 커피 주문 속성 과외, 따라올 준비되셨죠? 



1. 스페인 커피의 종류

출처: Bartalent Lab

 스페인에서는 작은 바들이 아침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주점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오전에 동네 바에 찾아가면, 손에 신문을 든 아저씨들 사이에서 간단한 데사유노(아침밥)를 즐길 수 있죠. 테이블들을 둘러보면 대개 카페 솔로, 코르타도, 카페 꼰 레체를 마시고 있어요. 


카페 솔로(Café solo): 흔히들 아는 에스프레소, 양이 부족하다면 도블레(투샷)를 주문할 것!
코르타도(Cortado): 에스프레소 샷 위에 약간의 우유와 거품을 올린 메뉴
카페 꼰 레체(Café con leche): 커피와 우유가 일대일 비율로 섞인 메뉴


 독특한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까라히요(Carajillo)를 주문해 보세요. 까라히요는 샷에 브랜디와 레몬 또는 오렌지 제스트를 곁들인 발렌시아식 커피입니다. 거한 식사 후 깔끔한 디저트로 딱이죠. 단 음료를 좋아한다면 카페 봄본(Café bombón)을 추천합니다. 연유 위에 샷을 부어주는 커피로, 베트남식 연유커피보다는 '후루룩' 마시기에 좋은 가벼운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2. 아이스커피, 꼰 이엘로?

 스페인 여행에 오기 전, 관광객 분들이 가장 많이들 외워오는 표현은 '신 살(Sin sal, 소금 없이)'과 '꼰 이엘로(Con hielo, 얼음과 함께)'인 듯합니다. '꼰 이엘로'라고 말하면 아이스커피를 만들어주리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렇게 주문할 경우 뜨끈뜨끈한 음료와 얼음컵이 따로 나온답니다. 


 안 그래도 산미 가득하고 용암처럼 뜨거운 스페인 아메리카노에 얼음을 넣어 마시면, 미지근하고 시큼털털한 커피가 되어 버린답니다. 간단하고 쉽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뽀르 파보르(Iced americano, por favor)!'라고 외치세요. 스페인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Iced americano', 아이스 라떼는 'Iced latte'입니다. 


 글의 초입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스페인의 중장년 분들은 '입맛 흥선대원군'입니다. 때문에 아직도 아이스커피는 커피 취급도 안 하시는 어르신 분들이 정말 많아요. 동네 바에서는 아이스커피를 만들어주지 않고 얼음만을 따로 제공해 주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지식 커피를 즐기는 저도 '아아'가 당길 때만은 힙·핫·트렌디한 카페에 찾아간답니다. 


 더불어, 스페인에서는 정수된 물이 귀하기 때문에 아이스커피를 주문 시 얼음값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계산서에 일반 커피 가격보다 높은 금액이 찍혀 있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3. 무궁무진한 우유의 세계

 스페인에 오기 전에는 몰랐죠, 이렇게 우유의 종류가 다양할 줄이야! 작은 카페에 가더라도 일반 우유, 저지방 우유, 무지방 우유뿐만 아니라 갖가지 식물성 우유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스페인 커피 문화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카페에서 우유가 포함된 메뉴를 주문하면, '꼰 께 레체(Con qué leche, 어떤 우유를 넣어 줄까)?'라는 질문을 반드시 받습니다.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는 제게, 그리고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지인들에게는 이러한 우유 선택의 다양성이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스페인어가 서툰 분들이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될 거예요. 주요 표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레체 노르말(Leche normal): 일반 우유
레체 세미데스나따다(Leche semidesnatada)/데스나따다(Desnatada): 저지방 우유, 무지방 우유
신 락또사(Sin lactosa): 락토프리 우유
레체 데 소하(Leche de soja): 두유
레체 데 알멘드라(Leche de almendra): 아몬드 우유
레체 데 아베나(Leche de avena): 오트밀크


놀랍게도 위의 리스트는 대부분의 카페에서 구비하고 있는 '기본 옵션'입니다. 비건유를 원하는 분이라면 '레체 베헤딸(Leche vegetal, 식물성 대체유)'은 무엇이 있는지 먼저 여쭈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우니, 제가 좋아하는 마드리드의 핫한 카페 세 곳을 살짝 알려드릴게요. 

Osom Coffe Cantine


Calle de Moratín, 38, Bajo 3 

특징: 작지만 아늑한 사랑방 분위기의 카페

추천메뉴: Iced latte, canelé 


ACID Café 


Calle de la Verónica, 9

특징: 차분하고 힙한 바이브 가득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추천메뉴: Flat white


Toma Café Olavide 


Calle de Sta. Feliciana, 5

특징: 풍성한 색감, 더욱 풍성한 음료와 브런치 

추천메뉴: Iced Latte, Plato del día 




 해외에서 커피를 주문하며 겪은 일화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모두들 스페인에서 실패 없이, 행복한 모닝커피 즐기시기를 바라요! 



 *더 많은 여행기는 띵시의 블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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