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습 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좋아하는지 심지어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는 채 그저 하루에 나를 흘려보내며 버텨내곤 한다.
무표정으로 우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이제는 눈조차 벌게지지 않고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흐느낀다. 시간을 대가로 나의 이 무료함과 우울으로 흐느껴 보낸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결국 나를, 그들을 슬프게 한다. 사랑은 상처가 되고, 상처는 자라 서로의 부담으로 자리 잡는다. 부담이 될까 내딛지 못한 발걸음은 결국 한걸음도 가지 못하게 한다. 부담이라는 말을 할수록 부담은 무게를 더해 어딘가로 뻗어갈 수 없게 한다. 나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