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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외곽 한국여자 Jun 01. 2024

11월 추위가 6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의 겨울은 그 힘이 막강하다 그 어느 계절도 꿀꺽 삼켜버릴 만큼

너무너무 춥다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진짜 오늘이 유월이 맞는지 확인해 본다


6월 1일 12시 30분

최고 14° 최저 10°

하루종일 흐리고 비, 바람


지난 브런치북 프랑스사리1 연재글에서, ‘진짜 봄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여름옷을 입고 그녀가 들이닥쳤다’면서 호들갑을 떨었었다.


삼 주 전이었나

그때가 언제였나

그것이 마지막 글쓰기였는데

28도까지 올라갔던 그때가..


다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5월 11일

정확히 삼 주 전이다


그날 난 이렇게 말했다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들어가고 나갈 때를 정확히 알고 자기 자리를 내어 준다’고


하지만 5월 11일 이후 오늘까지, 지난 3주간 이곳의 날씨는.. 내가 수십 년간 가지고 있던 데이터,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다’라는 그것을 결코 따르지 않았다.


애초에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던 것이다.

타국땅에서 한국타령이라니..


십 년간 헤매었던 것의 이유 중 하나를 오늘에서야

발견하게 되었으니

깨닫게 되었으니

인정하게 되었으니..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울일도 웃을 일도 없다.


그냥 6월이라도 추우면 겨울망또 꺼내 입으면 될 일이다.

거리의 여느 사람들처럼. 여기서 태어나서 여기서 자란 이들, 혹은 여기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방인들,

나도 그들처럼 일단 한번 해보면 될 것을..


네가 뭐가 특별해서 유난이냔 말이다.

호들갑 떨 일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지금 당장 할 일을 하며 그냥 살아가면 될 것을




저는 이제 부엌으로 내려가서 제이와 점심을 해 먹고, 아이 댄스 공연 시작 시간인 14시에 맞춰서 동네의 예술 특화 고등학교의 공연장으로 갈 예정입니다. 아이를 오전 10시에 데려다주고 왔는데.. 점심주머니만 그 미니미한 작은 손에 쥐어주고 나왔어요.. 아이 순서가 끝나도 18시 전에는 못 찾는다네요. 너무 긴 연습과 공연 시간에 걱정도 앞서지만, 일단 이 6월 1일의 학기말 행사가 끝이 나면 제가 기억해야 할 '기억할 일 리스트'의 2번 항목은 드디어 '완료'의 모양새를 갖추고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작가님s, 아직 주말입니다.. 푹 쉬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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